인문학134 우울한 피로 사회 수많은 심리학적 원리와 실험결과들이 증명하는 것은, 우리의 기억과 인식이 매우 주관적이라는 것입니다. 심지어 이미 정해져있는 (물리적으로 자명한) 얼굴을 기억하고 인식하는 과정조차도 우리는 기억과 경험에 의해 주관됩니다. 어떤 사람을 (처음) 봤는데 그 사람이 이전에 알던 누군가와 너무 닮아서 새로운 사람으로 제대로 인식되지 못하고 이전에 알던 누군가와 계속해서 오버랩되는 경험은 누구나 해봤을 것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그 사람에게 새롭게 익숙해질수록 이전에 알던 사람과의 연쇄는 느슨해지고, 그 사람을 이전보다 새롭게 바라보게 됩니다. 이렇듯 확실한 사항들도 변동하게 되는데, 주관적인 느낌은 어떨까요? 입으로 말하기도 아플정도이지만, 여전히 계속해서 강조하게 되는 것은 결국 이 모든 것이 외부 자극.. 2014. 7. 11. 있는 그대로의 자신 얼마전에 지하철에서 한 광고를 본 적이 있습니다. 대한민국 여성 표준사이즈? 라는 문구와 함께 바코드와 같은 무늬가 있고 밑에는 v 34-24-34 s 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습니다. 얼굴은 v라인, 가슴 34- 허리 24- 골반 34 에 s 라인이라는 뜻입니다. 사람들이 여성의 몸에 원한다는 이상적인 사이즈이자, 비현실적인 사이즈이기도 하죠. 하지만 물론 이러한 풍조를 일으키는 것은 단순히 이성의 욕망이 아닙니다. (실제로 남자들은 이런 몸매만을 선호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만..) 이러한 이상향을 주입받고 이에 자신을 끼워맞추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이러한 '비정상적인' 미(美)에 대한 갈망은 어제오늘만의 일은 아닙니다. 역사적으로도 많은 경우들이 있었지요. 하.. 2014. 7. 5. 나와 세상을 바꾸는 힘, 행복한 채식 가족이나 친구들과 외식 메뉴를 고민해봤다면, 우리 주변에서 사먹을 수 있는 음식들이 많은 경우 육식으로 이루어져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치킨과 같은 외식메뉴는 이제 외식뿐 아니라 평범한 간식으로 자리잡아가고 있죠. 게다가 이러한 식풍(食風?)은 거의 유행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듯 합니다. "1인 1닭"이나 "오늘 먹을 치킨을 내일로 미루지 말자"와 같은 문구가 광고에 등장하고 있는 것은 한 가지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훨씬 큰 부분에서 육식을 찬양하고 조장하는 분위기가 팽배한 것은 맞습니다. 사람들이 육식을 좋아하는 이유는 고기의 맛과 성분에서 느껴지는 만족감 외에도 즐거움과 여유로움과 같은 감정이 육식의 식탁에 함께 연상되도록 많은 생각의 압력을 받았을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 2014. 7. 4. 로맹가리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는 로맹가리(혹은 예명이었던 에밀 아자르) 작품 중 가장 유명하고 또 손꼽히는 작품입니다. 예전에 그의 작품 을 인상깊게 읽었던 터라 이번에도 기대를 하고 학교도서관에서 빌려왔는데, 단편집이더라구요. 은 한 30장이면 끝나는 짧은 이야기였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자면 내용이 어찌나 어렵던지 연거푸 3번을 읽어서 겨우 이해가 되는 듯 했습니다. 사실 지금 서평을 쓰려고 컴퓨터 앞에 앉아있으면서도 제 해석이 맞은 건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구요. 그만큼 이 짧은 소설은 구성, 줄거리, 시점 등 모든 면에서 굉장히 난해하고 기존파괴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내용은 오히려 지나치게 단순하고 명료해서 불친절하게까지 느껴집니다. 젊은 시절 참전병으로 산전수전 다겪은, 오십을 바라보는 중견의 남자는 페루의 한 후.. 2014. 7. 3. 알베르 까뮈 이방인 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 중세의 수도승들이 만나면 나누는 인사말이었다고 합니다. 인사내용이 "네 죽음을 직시해라"라니. 좀 섬뜩한가요ㅎㅎ 하지만 그들의 이 덕담아닌 덕담에는 보다 심오한 뜻이 들어있습니다. 그건 인간이 필연적으로 가지고 태어나는 한계인 사멸성을 잊지말라는 메시지입니다. 삶 안에 이미 명백히 들어와 있는 '죽음'의 존재를 명확하게 의식하라는 것이죠. 언젠가는 죽는다는 인식은 그 삶에의 의지와 의미를 잃게 할까요? 아이러니하게도 그 반대일 것입니다. 오히려 우리는 이 한정된 삶을 더욱 치열하게 살아가게 될 겁니다. 돈이 무한히 많으면 생각없이 펑펑쓰게 되듯이, 시간 역시 무한히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 소중함과 가치는 그만큼 사라지겠지요. 우리의 시간이 유한하다는 걸 .. 2014. 6. 30. CSI IN 모던타임스 / 데버러 블룸 범인을 잡기가 가장 어려운 살인 사건이 뭘까요? 이리저리 머리를 굴리다 보면 몇가지 방법들이 떠오를텐데, 그 중에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많은 사람들이 애용해 온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독살’입니다. 손에 피를 묻히지 않고 증거도 남기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인류 역사를 통틀어 가장 사랑받은, 지금도 사랑받고 있는 살해방법이죠. 이 책은 독살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제목과는 영 다른 내용인 것 같다구요? 사실 이 책의 원제는 “The poisoner’s handbook”입니다. 독살범 안내서? 정도의 뜻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첫 글부터 아주 무시무시한 주제를 들고 온 것 같아 미리 양해 말씀 드립니다. 사실 저도 책 제목만 보고 고른거라 이런 내용일 줄은 몰랐어요. 지금이야 과.. 2014. 6. 29. 소유냐 존재냐 이번 글에서는 에리히 프롬의에 대해서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에리히 프롬은 현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을 두 가지로 생각합니다. 하나는 '소유하는 인간have'이고 나머지는 '존재하는 인간be'입니다. "소유와 존재는 근본적으로 다른 인간체험의 두 가지 형태로서, 그 각 양식의 강도가 개인의 성격 및 여러 유형의 사회적 성격의 차이를 결정한다" *소유하는 인간(have, haben) "나는 무엇을 가지고 있다는 진술은 객체를 소유하고 있음을 빌려서 나의 자아를 정의하고 있다. 나 자신이 아니라 내가 가지고 있는 그것이 나를 존재하게 하는 주체이다. 나의 소유물이 나와 나의 실체의 근거가 된다." 어떤 것을 '소유所有한다'는 것은 유한하고 한정적입니다. 누군가 그것을 온전히 소유한다면 누군가는 이를 소유할 수 .. 2014. 6. 29. 알베르 까뮈, <시지프 신화> 우리가 어떻게 사는가, 왜 사는가의 문제와 관련해서 빼놓을 수 없는 책 중 하나가 으로 유명한 알베르 까뮈의 입니다. 알베르 까뮈(Albert Camus,1913-1960) 카뮈는 『시지프 신화』에서 부조리한 삶에 대한 있을 수 있는 대책으로서 '자살' '희망' '반항' 세 가지를 예시하면서, 그중 마지막의 것을 참된 해결책으로 꼽는다. 앞서 부조리는 합리성을 열망하는 인간의 의식과 비합리성으로 가득 찬 세계 사이의 대립에서 발생한다고 말한 바 있다. 자살이 해결책이 못 되는 것은 부조리의 한쪽 항인 '인간의 의식'을 삭제하는 것이기 때문이며, 희망, 즉 종교가 해결책이 못되는 것은 부조리의 다른 쪽 항인 '있는 그대로의 세계'를 삭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종교는 항상 '있는 그대로의 세계'와는 다른 .. 2014. 6. 28. 영현대 내가 사랑한 여자 내가 사랑한 남자 잭 니콜슨이 너무나 사랑스럽게 그려진 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의 명대사, 기억하시나요? "You make me want to be a better man" 혼자 집에서 이영화를 보면서 살면서 꼭 한번쯤 듣고싶은말이다 생각했었는데, 이런 생각을 했던 분이 유달(영화속 잭니콜슨의 극중 이름) 말고도 또 있었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영현대에서 20대를 위해 발간한 에세이집 를 보게 되었는데요. 시험기간에 잠깐 머리좀 식힐겸 한편만 읽으려고 했는데 어찌나 재밌던지 앉은자리에서 다 해치워버렸답니다. 역시 시험기간엔 시험공부빼고는 다 재밌고 흥미롭습니다. 후회는 안해요- 계획대로만 살면 인생의 내공이 안생기는 법이니까요 :) . 책제목만 들어서는 말랑말랑하고 간지러운 연애이야기가 있을것만 같지요. ㅎㅎ 20.. 2014. 6. 27. 이전 1 ··· 4 5 6 7 8 9 10 ··· 1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