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Feed-book!40 장소현 툴루즈 로트렉 니콜 키드먼, 이완 맥그리거 주연의 2001년 영화 보셨나요? 낭만적이고 동화적인 전개와 화려한 영상미로 러닝타임 내내 한눈팔수 없었던, 완전 재밌는 뮤지컬 영화인데요! 사실 같은 제목으로 1940년에도, 또 1952년에도 만들어진 영화가 있었더라구요! 물론 뮤지컬도 있구요. ㅎㅎ 물랑 루즈는 프랑스의 일명 '벨 에포크'시대라고 불리던 때에 몽마르트 언덕에 있던 댄스홀입니다. 벨 에포크(Belle Epoque)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프랑스가 산업혁명으로 인해 누린 호경기시대를 말해요. 우리말로 ‘좋은 시대’라는 뜻이죠. 물랑루즈는 그 호시절 파리의 풍요와 평화, 그리고 유흥과 사치를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로 그 시절 그 장소를, 그 느낌을 그대로 담아낸 화가가 있습니다... 2014. 7. 17. 김승옥 무진기행 무진에 명산물이 없는게 아니다.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그것은 안개다. (...) 손으로 잡을 수 없으면서도 그것은 뚜렷이 존재했고 사람들을 둘러쌌고 먼 곳에 있는 것으로부터 사람들을 떼어놓았다. 을 처음 알게 된건 고등학교 2학년때 입니다. "언어영역-산문문학"을 총정리해놓았다며, 불안한 수험생의 마음을 조금은 안심시켰던 그 문학자습서에서는 의 줄거리를 짧게 소개하며, 두 동그라미 안에 서울-일상적-세속적 공간 / 무진-비일상적-탈속적 공간을 적어놓고는 대립을 뜻하는 ↔ 표시의 화살표를 죽 그어놓았던 걸 외운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오늘 제가 읽은 은 동그라미 두개와 작대기 하나로는 설명이 부족한, 훨씬 깊이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무진은 주인공 '나'의 고향입니다. 돈 많고 빽있는 과부와 결.. 2014. 7. 16. 로맹가리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는 로맹가리(혹은 예명이었던 에밀 아자르) 작품 중 가장 유명하고 또 손꼽히는 작품입니다. 예전에 그의 작품 을 인상깊게 읽었던 터라 이번에도 기대를 하고 학교도서관에서 빌려왔는데, 단편집이더라구요. 은 한 30장이면 끝나는 짧은 이야기였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자면 내용이 어찌나 어렵던지 연거푸 3번을 읽어서 겨우 이해가 되는 듯 했습니다. 사실 지금 서평을 쓰려고 컴퓨터 앞에 앉아있으면서도 제 해석이 맞은 건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구요. 그만큼 이 짧은 소설은 구성, 줄거리, 시점 등 모든 면에서 굉장히 난해하고 기존파괴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내용은 오히려 지나치게 단순하고 명료해서 불친절하게까지 느껴집니다. 젊은 시절 참전병으로 산전수전 다겪은, 오십을 바라보는 중견의 남자는 페루의 한 후.. 2014. 7. 3. 알베르 까뮈 이방인 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 중세의 수도승들이 만나면 나누는 인사말이었다고 합니다. 인사내용이 "네 죽음을 직시해라"라니. 좀 섬뜩한가요ㅎㅎ 하지만 그들의 이 덕담아닌 덕담에는 보다 심오한 뜻이 들어있습니다. 그건 인간이 필연적으로 가지고 태어나는 한계인 사멸성을 잊지말라는 메시지입니다. 삶 안에 이미 명백히 들어와 있는 '죽음'의 존재를 명확하게 의식하라는 것이죠. 언젠가는 죽는다는 인식은 그 삶에의 의지와 의미를 잃게 할까요? 아이러니하게도 그 반대일 것입니다. 오히려 우리는 이 한정된 삶을 더욱 치열하게 살아가게 될 겁니다. 돈이 무한히 많으면 생각없이 펑펑쓰게 되듯이, 시간 역시 무한히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 소중함과 가치는 그만큼 사라지겠지요. 우리의 시간이 유한하다는 걸 .. 2014. 6. 30. 영현대 내가 사랑한 여자 내가 사랑한 남자 잭 니콜슨이 너무나 사랑스럽게 그려진 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의 명대사, 기억하시나요? "You make me want to be a better man" 혼자 집에서 이영화를 보면서 살면서 꼭 한번쯤 듣고싶은말이다 생각했었는데, 이런 생각을 했던 분이 유달(영화속 잭니콜슨의 극중 이름) 말고도 또 있었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영현대에서 20대를 위해 발간한 에세이집 를 보게 되었는데요. 시험기간에 잠깐 머리좀 식힐겸 한편만 읽으려고 했는데 어찌나 재밌던지 앉은자리에서 다 해치워버렸답니다. 역시 시험기간엔 시험공부빼고는 다 재밌고 흥미롭습니다. 후회는 안해요- 계획대로만 살면 인생의 내공이 안생기는 법이니까요 :) . 책제목만 들어서는 말랑말랑하고 간지러운 연애이야기가 있을것만 같지요. ㅎㅎ 20.. 2014. 6. 27. 조던매터 우리 삶이 춤이 된다면 평소에 긍정적이라는 편이신가요, 아님 좀 부정적인 편이신가요? 무엇이 좋고 나쁜 건 없죠. ;) 긍정적인 사람은 타인의 도움없이 스스로 일상의 활력을 얻을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고, 적당한 비관의식은 일상에 긴장을 줘서 더 나은 사람이 되려는 동기부여를 줄테니까요. 어렸을 때 제 초등학교 생활성적표를 보면 긍정적, 적극적, 진취적 등의 형용사가 빠지는 학기가 없습니다. 커가면서 성격이 변한건지, 원래 제성격이 이런건지 지금은 영 반대인것같습니다. ㅎㅎㅎ 걱정이 적진않은 편이고, 제 일에 열심히 하려고노력하는 편이지만 게으름병이 심한 편이라 적극적, 진취적인 성격이라고 하는건 어쩐지 어울리지않아요. 그나마 회복속도가 빨라서 밝은 편이긴하지만요!ㅎㅎ 오늘은 "초긍정"의 사진집을 하나 소개해드리려고 해요. .. 2014. 6. 26. 타블로 당신의 조각들 저는 책에 밑줄 긋는 걸 좋아하지 않습니다. 밑줄이 쫙쫙 그어져 있는 책은 생각의 한계를 만들고 상상력을 제한시키거든요. 밑줄이 그어져 있으면 나중에 책을 다시 펴도 그 부분 말고는 눈에 띄기 어렵죠. 작가가 심혈을 기울여 쓴 한 구절 한 구절은 모두 주의깊게 읽힐 자격이 있는 건데 말이에요. 그래도 오늘만은 예외였습니다. 저번주 종강을 하고 방학을 맞아 책장정리를 하면서 예전에 샀던 책들에게 오랜만에 눈길을 주었는데요. 책들이 그 자리에 있는 동안 전 많이 변했고, 또 책과 함께 차곡차곡 자랐습니다. 예전에 즐겨듣던 음악을 다시 들으면 그날의 날씨, 풍경, 공기의 향까지 기억나듯이 먼지쌓인 책들을 다시 펴보는건 그날에 했던 생각들과 기억을 같이 들추어보는것 같습니다. 용돈을 모아모아 이번엔 무슨 책을 .. 2014. 6. 25. 은희경 아내의 상자 은희경 작가는 오늘날 도시민의 성과 사랑, 그리고 성장의 문제를 일상적 차원에서 세밀하게 다루는 데 탁월한 작가입니다. 집단적 가치에 억눌려있던 개인적 삶의 이야기는 그녀를 통해 사소하지만 사소하지 않은 것들로 다시 태어납니다. 일상적 인물의 사적인 일상사 속에서 현대인들의 소통의 문제를 예리하게 짚어내는 은희경의 소설은, 우리 개인의 내면 공간을 조금은 낯설게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 는 이런 작가가 연출하는 사랑과 소통의 문제를 보이는 작품입니다. 지극히 평범하고 보통의 삶을 영위하는 남편과 그다지 특별하지 않은 삶을 살고 있는 그의 아내의 이야기입니다. 전형적인 소시민으로 도회적 삶의 관행에 깃들여진 남편과는 달리 아내에게는 때때로 강박증과 우울증에 시달리는 모습이 보입니다. 시사 잡.. 2014. 6. 24. 영화 마지막4중주와 베토벤 현악 4중주 14번 예술가의 말년의 작품은 내밀한 자기고백인 경우가 많습니다. 얼마전에 소개해드렸던, 미소년을 욕망한 노년의 작가를 담은 이야기 역시 저자 토마스만의 자전적 스토리이구요, 화가들 역시 후기로 갈수록 본능적, 자기욕망적으로 작품이 변하는 걸 심심찮게 볼수 있습니다. 35년의 짧은 인생을 살았던 천재 작곡가 베토벤 역시 그랬습니다. 베토벤이 청각을 잃고 건강이 극도로 악화되었을 때도 현악 4중주만은 포기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후 불면 꺼질듯한 타들어가는 초을 부여잡고 빛을 비추는 심정으로 그는 마지막까지 현악4중주 작곡에 매달렸습니다. 그래서인지 특히 후기 현악4중주(베토벤 현악4중주 총 16곡 중 후기는 12번부터입니다) 는 그의 내면과 단도직입적으로 맞대면하는 것과 같다고도 합니다. 여기에는 베토벤 자신의 .. 2014. 6. 14. 이전 1 2 3 4 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