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에게는 많은 물건이 필요합니다. 물론 이 필요라는 것도 자세히 따지고 물어야 겠지만, 현대 자본주의 사회는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를 그 특징으로 합니다. 이러한 사회 속에서 소비를 하지 않고 살아간다는 것은 불가능하죠. 이전에 결혼을 하면 환경을 보호한다는 말이 있었습니다. 두 개인이 사는 데 필요한 집 두 채, 밥솥 두 개.. 이런 식으로 나누어 개인이 각각 소비를 하면 많은 양의 제품이 소비되고 그만큼 환경이 파괴됩니다.
혼자 집 한 채를 마련하는데 얼마나 많은 자본이 필요하고, 또 그를 위해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노력과 시간을 들여야 하던가요? 하지만 그렇게 따로인 두 사람이 함께 살게 된다면 1+1=2 가 아닌 1.5만큼 소비를 하게 된다는 말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의 사회에서 삶의 개인화, 파편화는 막을 수 없는 흐름입니다. 이 두가지를 모두 고려할 수는 없는 것일까요? 이번에 소개해드리고 싶은 것은 바로 <공유 경제>입니다.
<공유 경제>란 2008년에 하버드대 법대 로렌스 레식 교수에 의해 처음 사용된 표현입니다. 우리 주변을 둘러봅시다. 간절기에 잠깐 입는 코트, 늘 비어있는 부엌, 가끔 쓰는 고데기, 악기 등등 늘 사용되지는 않고, 쓴다고 바로 닳아 없어지는 것은 아닌 많은 물품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쉬는 동안 다른 사람과 나누어 쓴다면 어떨까요? 소유하는 대신, 사용하는 것입니다. 그만큼 경제적 댓가는 줄어들겠죠.
대량생산과 대량소비가 특징인 20세기 자본주의 경제에 대비해 생겨났다. 즉, 물품은 물론, 생산설비나 서비스 등을 개인이 소유할 필요 없이 필요한 만큼 빌려 쓰고, 자신이 필요 없는 경우 다른 사람에게 빌려 주는 공유소비의 의미를 담고 있다. 최근에는 경기침체와 환경오염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는 사회운동으로 확대돼 쓰이고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공유경제 [共有經濟, sharing economy] (시사상식사전, 박문각) 중에서
이러한 공유 경제의 움직임들은 우리 주변에서 이미 시작되고 있습니다. 또한 개인화가 진행되는 사회의 추세에 맞게 사회적인 기능까지 함께한 경우가 많은데요. 우리 삶에 필수 요소인 의/식/주 로 나누어 하나씩 살펴볼까요?
의衣(옷)
*열린 옷장
정장을 직접 내 돈주고 사 본 일이 있나요? 면접을 볼 때 필요한 정장은 특히나 평상복으로 입지 않을 뿐더러 자주 입는 옷도 아닙니다. 그리고 늘 깨끗이 빨아서 보관해도 다음에 꺼내입을 때가 되면 퀴퀴한 옷장 냄새 때문에 다시 세탁해야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혹은 이제는 입지 않는 정장들도 생기지요. 그런 정장을 누군가는 꼭 필요해서, 면접을 보기 위해 입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열린 옷장>은 그러한 만남의 장입니다. 사회인이 된 선배들이 입지 않는 정장을 얼굴은 모르지만 사회생활을 시작하려는 초년생들에게 기증하여 빌려주는 서비스이지요. 사는 것보다 훨씬 저렴할 뿐만 아니라 환경을 위해서도 참 좋은 일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결혼식을 위한 의상을 저렴하게 공유하거나 대여하는 서비스가 있다면 참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셀프 웨딩이라고 해서 기존의 웨딩 업체에서 비싸게 스드메(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을 받는 형식보다 저렴하고 예쁜 원피스를 구해서 스스로 해결하는 경우도 많더라고요. 공유경제의 손길이 미치면 참 좋은 영역이 아닌가 싶습니다.
식食 (음식)
*소셜 다이닝 집밥
http://www.zipbob.net/
혼자 밥을 먹으면 밥 먹기 귀찮아지는 것이 저만의 경험은 아니겠죠? 혼자 먹는게 때로 편하긴 하지만 좋은 음식도 누군가와 함께 먹어야 즐겁고 맛있습니다. 집밥은 그러한 사람들의 마음을 알아주는 착한 서비스가 아닐까합니다. '집밥'은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나, 어떤 키워드로 사람들이 모여 함께 밥을 먹는 활동입니다. 오늘 저녁이 혼자 먹기 외롭다면 한 번 들러보세요~^^ 새로운 사람들도 만나고 즐거운 경험이 될 것입니다.
주住 (거주)
*카우치 서핑 CoachSurfing
https://www.couchsurfing.org/
카우치 서핑은 내 집에 남는 카우치(소파 같은 것을 생각하면 되겠네요)를 여행자와 공유하려는 것입니다. 여행을 가보면, 숙박을 해결하는 것이 만만치 않죠. 가격도 매우 비싼데다가, 그저 잠만 자고 나오는 공간이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여행을 떠났는데 그 나라의 겉모습만 훑고 그 곳의 사람, 문화는 느끼기 힘들다는 생각도 많이 듭니다. 이런 점에서 카우치 서핑은 진짜 그 곳에 사는 사람과의 만남을 이루어줍니다. 그 나라에 사는 사람이 실제 사는 집, 실제 그 문화에서 자란 사람들과 교류하며 배우고 느낄 수 있는 것은 그저 관광만 하고 오는 여행 문화를 바꿔주기에 충분합니다. 저도 실제로 이용해서 좋은 친구 또한 만나게 되었답니다^^ 집에 놀고 있는 소파가 있다면 다른 문화권의 친구들을 초대해보세요!
*쉐어 하우스 Share House
집은 우리가 사는 단순한 공간이 아닌, 우리의 생활을 이루는 바탕이 됩니다. 저도 나가서 살 수 있는 집을 열심히 알아봤었는데, 모두 알고 계시다시피 매우 비싸더군요. 뿐만 아니라 혼자 사는 외로움은, 밖에서 들어왔을 때 불이꺼져있고 아무도 없는 집은 마음 한구석을 허전하게 만들죠. 쉐어하우스는 그런 우리들에게 너무도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일본에서는 일반 주거를 할 수 있음에도 쉐어하우스를 선호하는 경향 또한 나타나기도 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도 특히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쉐어하우스가 보급되어가고 있는데요. 대학가에 가진 돈으로 살 수 있는 집을 알아보기 위해, 또 그렇게 얻은 집도 외롭고 힘들었던 사람들을 위해 정말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공통의 관심사를 주제로 모이는 쉐어하우스인 우주woo zoo 도 있습니다.
나눔을 통해서 세상을 조금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움직임인 공유 경제가 앞으로도 부작용 없이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면 좋겠네요^^ 저도 그에 동참하고 응원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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