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경의 <드림 온>: 얼마 전에 한창 열풍을 일으켰던 책이 있습니다. 김미경씨의 '드림 온dream on'이라는 책인데요. 김미경씨의 논문 논란과 관련해서 이 책에 대한 열풍이 잠잠해지기도 했지만 읽어보면 생각보다 괜찮은 책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책에서 우리에게 말해주는 바는 명확하고, 우리에게 도움이 될 만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번 기회를 통해 다루어보고 싶습니다.
먼저, 드림 온에서 말하는 바는 단순합니다. '마음 가는대로 해라.'입니다. 참 간단하지만 우리에게는 마치 '국영수를 중심으로 열심히 복습했어요.'만큼이나 애매하고 와닿지 않는 말이기도 합니다. 많은 친구들이 '어쩌라고?'와 같이 반응하기도 했지요.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렇게 단순하게 이야기를 끝내지만은 않습니다. 어떤 책이나 경험이든간에, 우리가 필요한 측면을 발견하면 발견할 수록 우리에게 가치있는 것이 되는 것이니까요. 방금 전의 그 말을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 새로운 경험들에 부딪쳐 볼 것
"꿈을 이루고싶다면 1000개의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최대한 빨리, 부지런히 꺼내 써야한다. 꺼내 쓴 실패만큼 사람은 성장하게 돼있다."
김미경씨는 이 책에서 우리에게 많은 경험을 해 볼것을 제안합니다. 많은 경험을 할 수록 내가 맞는 길이 어떤 길인지 알 수 있고, 실패하는 길을 가더라도 어떤 것이 나에게 안맞는지 배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 또한 실패하는 경험들을 많이 했지만, (그것들 뿐이어서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이를 통해 한 가지는 배울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일은 아무리 애를 써도 안되고, 또한 될 때까지 노력하고 싶어지지도 않는다는 것을요. 가끔은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아무리 실패하고 효율이 떨어져도 끝까지 노력하는 것조차 즐거운 일도 있다는 것을요. 앞으로 어떤 일을 하겠다고 정해두지는 않았지만, 이러한 실패의 경험과 노력의 경험들이 훗날의 길 또한 제시해 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또한 그러한 경험에 대한 분석의 기회를 가질 것을 제안합니다. 그저 부딪쳐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좋아했던 점, 싫어했던 점 등을 구체적으로 분석해보아야 꿈에 다가가기 위한 밑거름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내 꿈을 알고 싶다면 먼저 나에 대해 알아야 한다. 내가 뭘 좋아하고 잘하는지 아는 것이 기본이다.그러나 이게 말처럼 쉽지 않다. 무척이나 디테일한 접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만화책을 좋아하는 아이가 있다고 치자. 아이는 시도 때도 없이 만화책을 본다. 아이의 부모는 아이가 그림에 관심이 있나 보다 하고 미술학원에 보낸다. 그러나 아이는 그림에 소질은 커녕 관심도 없다. 아이가 좋아한 것은 만화 그 자체가 아니라 만화책 속의 흥미진진한 이야기였던 것이다. 이렇듯 좋아하는 것의 속성과 겉으로 나타나는 현상은 전혀 다를 수 있고 그 점이 우리를 헷갈리게 한다."
*나다움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불편함 때문에 혹은 세상이 정해놓은 꿈의 커트라인을 좇느라, 정작 꿈에 대해 제대로 알려고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사방에 보이고 누구나 말하니까, 꿈이 세상에서 가장 쉬워보인다. 꿈에 대해 알 만큼 안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막상 진지하게 물어보면 모르는 것 투성이다. 꿈이 무엇인지, 정의와 본질은 무엇인지, 재료는 무엇이고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헷갈린다. 꿈을 만들기 위해 어떤 경험을 해야 하는지, 멈춰야 할 때와 뛰어야 할 때가 언제인지도 모른다. 사방에 꿈이 넘쳐나는데, 꿈에 대한 제대로된 통찰이 없다."
또한 이 책에서 제시하는 것은 '나다움'입니다. 제일 알기 힘든 부분이기도 합니다. 과연 나다운 것이, 내가 하기 좋아하는 것이 무엇일까요? 이 부분에 관해서는 정확히 상관은 없지만 스피노자가 감정에 대해 한 말을 떠올려봐도 될 것 같습니다. 그 사람을 만난다고 생각하면 즐겁고, 또 만나고 싶은 것을 좋아하는 것이라고 했듯, 좋아하는 일 또한 같은 기준을 따르지 않을까요? 하기에 기대되고, 하는 동안 즐거운 일들 말입니다. 물론 말에 비해 어려운 것이기는 하지만, 아직 찾은 사람들이 많지는 않겠지만 새겨볼만한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것도 모른 채 우물쭈물하면 주변 사람들에게 쉽게 휩쓸린다. 특히 부모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아들딸들에게도 좋아한다고 믿게 만드는 데 선수다. 이런 온갖 훼방과 혼란스러움, 방해공작을 뚫고 오랜 시간 깐깐하게 따져봐야 본래의 나다움을 발견할 수 있다."
또한 이 과정에서 경계해야 할 것은 주위의 '희망 사항'입니다. 장래희망을 적을 때 '주변의 친구들이 다 하니까' '엄마가 이게 되라고 해서'와 같은 이유로 적던 어린 시절과 지금의 우리는 얼마나 차이가 있을까요? 저도 어렸을 적 제가 좋아하는 일을 진지하게 물어본 일 없이 가족들이나 친척들이 원하는 것을 '내' 장래희망으로 적었었고, 어린 나이에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이상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제 서서히 독립할 때가, 스스로 결정할 때가 다가오고 있고, 스스로에게 그 답을 물어봐야만 하는 때가 다가오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좋기만 한 일은 없다
꿈이라고 해서 그렇다고 핑크빛 전망만을 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김미경씨는 이 부분에 관해 굉장히 냉철하게 말해주고 있습니다.
"24시간 가슴을 뛰게 하고, 엔도르핀이 솟구치게 만드는 꿈은 없다만 그 일을 10년 혹은 20년 이상 해보니 결과적으로 가슴 뛰는 일이었다고 말할 뿐이다. 상대적으로 다른 어떤 일보다 더 행복하고 가치 있는 일이었다는 정도로 해석하는 것이 맞다. "
"스키를 처음 배울 때 어떤가? 초급자 코스에서부터 하루에 10시간 씩 미친듯이 타는 사람은 많지 않다. 처음에는 안 쓰던 근육을 쓰려니 몸도 뻐근하고, 자꾸 넘어진가 짜증나고 힘들다. 에이, 스키는 나랑 맞지 않아! 하고 포기하거나 10년 내내 초급자에서 머무는 이들도 있다. 그런데 힘들어도 재미를 느끼거나 남들보다 좀 빨리 배우는 사람들은 계속해서 스키에 대한 데이터를 쌓는다. 좋다는 스키장은 죄다 찾아다니고, 강습도 더 받고, 새로운 스킬을 연습하다가 눈밭에서 굴러보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스키 타기에 적합한 근육도 만들어지고 체력도 점점 좋아진다. 그렇게 중상급자 정도가 되면 가속이 붙기 시작한다. 친구들이 가자고 하기 전에 먼저 시즌권을 사서 주말은 물론이고 평일에도 새벽 스키를 탄다.
시간과 돈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나랑 잘 맞는 운동이라는 확신, 그리고 스키를 컨트롤 할 수 있는 실력이 생겼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조금만 더 노력하면 최상급자 코스에서 탈 수 있다는 목표가 손에 잡힐 듯 가까워졌다. 이럴 때 사람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기 안에 있는 최고의 열정을 끌어낸다. "
힘들고 고되더라도 끝까지 놓지 않게 되는 일이 있습니다. 간절히 원하면 그 방면으로 여러가지 길을 찾아보게 되고, 기회 또한 더욱 많이 접하게 됩니다. 조금 고되고 힘들다고 그만 둔다면 만약 그것이 나의 평생의 꿈이 될만한 일이라해도 끝까지 남아 기회를 가질 수 없겠지요.
*"꿈은 성공이 아니라 성장의 언어다"
또한 꿈에 대해 우리가 잘못알고 있는 사항을 짚어내줍니다. '꿈' 이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많은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어떤 거대한 목표를 하나 성취해낸 것, 예를 들면 수상한 상 그 자체와 같은 것을 말이지요. 하지만 이 책은 꿈은 그런 성공이 아니라 그 과정들을 꿈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그 트로피 자체를 꿈이라고 생각하면 갑자기 길을 잃어버린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트로피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교만해지기도 한다. 정점에 올라섰던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바닥으로 한없이 추락했다."
"작은 목표를 성취하는 것과 꿈을 이루는 것을 완전히 착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때문에 스스로를 평생 성장시켜야 할 꿈의 주인이 아니라 트로피를 향해 달려가는 게이머로 취급했다. 게이머는 한 가지 게임이 끝나면 또 다른 게임을 찾아 떠날 뿐이다."
우리가 추구하는 '꿈' 이란 단순한 성취 대상으로서의 목표가 아닙니다. 목표는 성취하고 나면 없어지는 것이니까요, 그보다는 우리가 성장하는 과정, 그 방향성을 꿈이라고 부르는 게 옳지 않을까요? 이 책에서 말하듯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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