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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행복에 관한 질문들

여는 글 : 정답이 없는 문제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4. 2. 8.

 요즘 인문학이라는 말은 여러 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인문학이란 사전을 찾아보면 인간의 문화와 사상을 대상으로 하는 학문영역이라고 합니다. 이런 말도 들은 적이 있지요. ‘인문학은 사람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깃들어있는 모든 학문이다.’ 중요한 것은 인간에 대한 애정입니다.

저는 보통 사람입니다. 특별히 박사학위를 가진 사람도, 남들이 모르는 것을 깨달은 특별한 사람도 아닙니다. 정신없이 바쁘게, 누군가를 이기기 위한 경쟁에 함께했던 보통의 사람입니다. 바쁜 생활 속에서 서서히 저에게서 삶이 멀어져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런 생각에 잠시 달리기를 멈추고 서서 생각해보기로 했습니다. (도망인 것 같기도 하고....)

저는 어려운 생각과 어려운 말이 아닌 보통의 말을 하고자 합니다.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주제를 저 스스로도 이해할 수 있는 말로 쓰고자 합니다. 또한 저는 감히 무언가를 가르치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배우고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글을 씁니다. 

작은 바람이 있다면, 제가 다른 글들을 도구로 삼았듯, 저의 글이 누군가의 생각에 아주 작은 연장이라도 될 수 있다면 매우 기쁘겠지요.

제가 생각하는 인문학은 인간의 행복을 위한 생각들입니다.





행복이라는 말은 참 막연합니다. 어떤 정답이라고 할 수 있는 모습을 갖추고 있지도 않습니다. 매우 다양한 삶에, 매우 다양한 행복이 존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행복을 정의하는 일은 힘들지만 이에 대해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갖고자합니다. 


한 번 나를 그 자체로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것들의 목록을 작성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저는 석양, 노래, 꽃, 윗집의 피아노 소리 같은 것들이 생각납니다. 그리고 이러한 그 자체로 행복한 일들을 생각해내는 것은 참 좋다고 생각합니다.(생각해내면서도 행복하지 않나요?^0^) 


1. 행복 = 좋은 일?


‘행복’하면 좋은 일이 생기면 저절로 따라오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돈을 벌고 나면, 대학에 붙고 나면, 애인이 생기면 행복은 저절로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지금 행복해지기 위한 노력은 늘 유보하기도 합니다. (늘 현대인은 부와 명예를 좇을 뿐 정신적인 것에 관심이 없다는 매도를 하려는 것이 아니라, 사실 저도 모르게 그런 태도를 가졌던 모습들이 생각나기 때문입니다.)

지난여름에 유럽여행을 떠났었습니다. 저는 여행지에 가면, 여행을 가면 그 곳에 어떤 특별한 것들이 있어서 저를 행복하게 만들어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매우 좋긴 했지만요.......) 생각보다 그곳에 가만히 있어서 얻을 수 있는 행복은 없었습니다. 세느 강에서, 또 어느 건축가가 만들었다는 화장실에서(??? 돈 내고 들어감...) 저 스스로가 그것을 특별하게 여기고 즐기려 노력해야만 특별하게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또 그 곳에서 발견한 것은 여행사였습니다. 우리가 여행을 떠난 그 곳에서도 사람들은 여행을 떠납니다. 결국은 그 장소만의 특별함이 여행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가짐도 그 여행을 만들어나가는 반쪽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일같이 지나가는 한강의 야경을 저는 왜 아무렇지 않아하면서 이곳에서는 작은 개울물에도 즐거워하는 것일까요? 다른 요인들도 많겠지만, 그 곳에서 특별함과 행복을 찾으려는 노력이 그 성공이나 ‘좋은 일’ 자체보다 혹은 그 만큼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행을 떠나보세요!! >.< 못 느끼는 사이에 많은 것이 변해서 돌아올 것입니다. 저는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여행에서 새로운 것을 보고 배워서 돌아옵니다.)



 심리학자 Dan Gilbert 의 강의


http://www.ted.com/talks/dan_gilbert_asks_why_are_we_happy.html

심지어는 좋지 않은 상황(실업 등)이 우리에게 오히려 행복을 유발시킬 수도 있습니다. 위의 강의에서는 오히려 불행한 상황 속에서 만족감과 행복을 ‘만들어낸’ 사람들을 이야기 합니다.


2. 행복= 즐거운 일?


행복은 때때로 즐거운 일만을 뜻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만약에 감각적 쾌락과 같은 일이 행복의 동의어라면 태어나서 어떤 기계에 들어가서 쾌락(즐거움)만을 느끼게 하도록 하는 삶이 있다면 선택할까요? 우리는 행복한 삶을 추구하지만, 이러한 삶을 원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분명 있으시긴 하겠지만요..)


세상의 숨겨진 비밀들을 배울 기회가 전혀 없이

살아간다는 것은, 이렇게 말해도 좋다면,

몹시 불행한 일이다. 그것은 마치 평생 동안

똑같은 식단으로 밥을 먹어야 하는

식이요법 환자의 불행과 같은 것일 수 있다.


-양귀자, 모순


 행복이란 고통도 포괄하는 것입니다. 춤을 추는 사람들은 춤을 출 때 행복합니다. 하지만 신체적으로 춤을 추는 시간은 고통스러운 부분이 훨씬 많습니다. 좌절감과 절망을 겪는 정신적으로 힘든 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춤을 추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어린 시절에 충격적으로 다가온 말이 있습니다. “독립 운동가들은 행복했다.”


그 말도 못할 고통 속에서 어떻게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었을까요? 여기서의 행복은 단순한 자신의 즐거움과 반대될 지라도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 사랑하는 것(나라와 가족)을 위해 몸 바치는 신념을 지키는 데서 오는 (위..위대한)행복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행복은 단순한 즐거움과 구분되는 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3. 행복 = 절대적 기준?

주관적인 행복감이 절대적 기준에 따르기보다는 상대적인 비교에 따른 다는 것은, 제가 굳이 여기서 말하지 않더라도 많은 분들이 연구결과들을 통해 접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100만원 월급 받으면서 타워팰리스 옆집(물론 거기 옆집 비쌀텐데...)에 사는 것보다 50만원 받으면서 그보다 적은 월급을 받는 이웃들과 함께 사는 것이 주관적 행복감이 (대체적으로)높다는 것이지요.


이처럼 행복은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습니다.



‘어린왕자’로 유명한 생택쥐페리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삶의 의미는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이렇게 말해도 될 것 같습니다.

‘행복은 찾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참고 도서 및 관련 도서

-모순 , 양귀자

-Stumbling on Happiness , Dan Gilbert

-가끔은 제정신 , 허태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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