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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행복에 관한 질문들

부정적 인지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4. 2. 26.

인지적 왜곡

 애런 백은 사람들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핵심적 믿음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다고 믿었습니다. 기저에 핵심적 믿음에 의해 자동적으로 형성된 생각들이 우리에게 떠오르게 되는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우리가 잘못된 믿음을 가졌을 가능성도 있지요. 이러한 인지적 왜곡cognitive distortion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습니다.

 

 

전부가 아니면 전혀 All-or-nothing thinking
세상을 복잡한 현상 그 자체로 보는 것이 아니라, 전부 혹은 0이라는 카테고리로 분류하는 것
"난 내 직업에서 제대로 일한 적이 없어."

재앙화 Catastrophisizing
비현실적으로 상황이 안좋아질 것이라고 상상하는 것
"아 상사에게 그렇게 말하는 게 아니었어.. 난 분명 해고당할꺼야."

좋은 일을 저평가 Disqualifying or discounting the positive
좋은 일이 있어도 별로 좋지 않게 여기는 것
"내가 받은 상은 별 의미 없는거야.. 상은 누구나 받는거야."

감정적 추론 Emotional reasoning
실제 증거는 다름에도 자신의 감정이 옳다고 생각하고 판단을 내리는 것
"아내가 나에게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아무도 날 사랑하지 않는다는 기분이 들어."

낙인 Labeling
누군가를 부정적인 단어로 정의해버리는 것
"나는 부정적인 사람이야."

극대화/최소화 Magnification/ Minimization
부정적인 일은 극대화시키고 긍정적인 일은 작게 여기는 것
"뭐 시험은 잘봤을 수도 있지만 난 원래 그 과목을 잘 못해. "
못봤다면 "역시 나는 그 과목에 소질이 없나봐"

필터링 Mental filter
어떤 사건이나 사람에 대해 부정적인 면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
"난 저 사람이 왜 나랑 떨어져 앉는지 알아: 저들은 항상 내 장애를 신경쓰지."

독심술 Mind-reading
누군가의 생각에 대해 부정적으로 추론하는 것
"그녀는 분명 내가 못생겼다고 생각하고 있을꺼야."

과잉 일반화 Overgeneralization
작은 사건으로 크게 일반화시키는 것
"오늘 저녁밥은 너무 끔찍했어. 난 좋은 부모가 될 수 없을꺼야"

개인 문제화 Personalization
다른 사람의 부정적 행동의 원인이 자신이라고 생각하는 것
"오늘 친구가 기분이 안좋아보여, 나 때문인가봐."

 "꼭 ~해야만 돼" 라는 생각 "Should" and "must" statements
누군가가 어떻게 해야만한다고(그렇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박적으로 생각하는 것
"우리 할머니는 왜 그 때 사람들 앞에서 대담하게 말했을까? 절대 그래서는 안되는데."

터널 시야 Tunnel vision
상황의 안좋은 부분만 보는 것
"아무도 그녀의 의견을 물어보지 않았는데 말하고 있어. 그녀와는 친구가 될 수 없겠어.."

 각각을 아주 자세하게 구분하지는 않더라도, 이들의 공통점은 '부정적인 해석'입니다. 세상을 해석하는 우리의 시야에 문제가 생긴 것이지요. 꼭 심각할 정도의 문제가 있는 상태가 아니라도, 일상 속에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생각들이 닮아있지는 않은가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누가 이런 식으로 생각하지? 라고 생각한다면 다음과 같은 경우를 생각해봅시다. 회의를 하는데, 누군가 제가 낸 의견에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나도 모르게 내가 낸 의견에 반대한 사람에 대해 그 사람이 '나를' 싫어하는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되지 않나요?

경험에서 파생되는 생각들

우리는 학습을 합니다. 나쁜 경험이 있었으면 그러한 대상(혹은 후에 만나게 되는 비슷한 사람)에게 부정적인 정서를 형성하게 됩니다. 이는 진화적으로 당연한 것입니다.

이러한 경우가 심해져 당사자에게 고통을 주는 것이 트라우마를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트라우마란 일반적인 의학용어로는 '외상(外傷)'을 뜻하나, 심리학에서는 '정신적 외상', '(영구적인 정신 장애를 남기는) 충격'을 말하며, 보통 후자의 경우에 한정되는 용례가 많다.>


 극도의 부정적인 경험으로 인해 그와 관련하여 무해한 대상들에게까지 두려움을 가지게 되어 정상적인 상태의 행복감을 가지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옛 속담에도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라고 하지 않던가요?  심슨의 에피소드 중 마지 심슨(!)이 강도를 한 번 만난 후, 밖으로 나가기를 두려워 하게 됩니다. 바깥에서 만난 강도로 인해 '바깥' 전체에 대한 두려움이 크게 생긴 것이지요. 하지만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생활은 스스로에게 불편을 야기합니다. 바깥을 피하는 것이 강도를 피하는 데 도움은 줄 수 있겠지만, 대부분은 무해한데 말이죠. 이로 인해 가장 피해를 보고 힘들게 되는 것은 당사자입니다. 




부정적인 해석을 하는 당사자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대부분 상황이 그렇게 만드는 것이고 자연스러운 반응이지요. 하지만 그러한 두려움들로 인해 당사자가 불편감을 느끼게 되면, 이를 치료의 대상으로 삼는 것입니다. (자라부터 트라우마까지)

내 세상의 창조자

하지만 우리가 경험하는 세계는 사실 '내 밖에 존재하는 별개의 세계'라기 보다는, 내가 '경험하고 느끼는대로 구성한 세계'와더 관련이 있습니다.

우리는 해석자이고, 사실 내 머릿 속 세상의 창조자에 가깝죠. 우리는 우리 감각 밖의 세상에 대해 무슨 말을 할 수 있나요? 이는 인식론의 유명한 문제입니다. '내가 느끼는 빨간색이 너가 느끼는 빨간색과 같은가?'
빨간색은 과연 세상 속에도 내가 보는 빨강색일까요? 단지 어떤 물리적 성질에 의해 반사된 빛을 우리는 '빨간색'으로 받아들인다고밖에 말할 수 없죠.

다른 예를 들어보자면,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보았나요? 카메라로 찍으면 우리가 눈으로 본 광경과는 차이가 있는 경우가 많죠.

들판에 피어있는 들꽃들이 우리 눈에는 선명하게 들어오지만, 카메라로 찍으면 잔디 속에 파묻혀버려 꽃 자체는 눈에도 들어오지 않는 경우가 얼마나 많던가요.



갈수록 '좋은(?)' 카메라는 우리가 보는 것에 가장 유사하게 담아내도록 애를 쓰고 있습니다. (파노라마, 초점-아웃 포커싱 등)너무 이야기가 멀리 갔나요?

이만큼 세상은 우리가 해석한 만큼 보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쇼팬하우어가 비슷한 말을 했습니다.

그러면 인간이 태양을 알고 대지를 아는 것이 아니라, 단지 태양을 보는 눈이 있고 대지를 느끼는 손이 있음에 불과하다는 것, 인간을 둘러싸고 있는 세계는 표상으로서만 존재할 뿐이라는 것, 즉 세계는 자기 자신과 전혀 다른 존재인 인간이라고 하는 표상하는 자와 관계함으로써만 존재한다는 것이 분명하고 확실해진다.( 1,p 31)

이렇게 우리가 재구성하고 만들어내는 세상, 우리가 혹시 부정적인 매커니즘을 가진 믿음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참고 도서 및 관련문헌

-An introduction to the Counseling Profession, Ed Neukrug
-쉽게 읽는 쇼펜하우어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 수잔네 외부스
-EMDR: 마음의 상처 치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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