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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행복에 관한 질문들

미루기의 심리학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4. 9. 11.

 <벼락치기>는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말입니다. 산더미 같은 과제도, 엄청나게 많은 시험범위도 모두 마감 바로 직전에 '달리곤'하는 우리에게 미루기, 꾸물대기는 부지런함, 미리미리 해두기보다 훨씬 더 익숙합니다. 모든 부지런한 날들도 그저 작심삼일(作心三日)로 끝나버리기 마련이지요. 이러한 게으름 피우기에 대해서 가만히 생각해본 적 있나요? 최근에 한 게으름의 심리학(The Psychology of Procrastination)이라는 글을 읽게 되었는데요. 저도 재미있게 읽었기에 한 번 소개해볼까합니다.

* 원글 출처: http://psychology.about.com/od/the-psychology-of/a/psychology-of-procrastination.htm?utm_source=facebook&utm_medium=social&utm_campaign=shareurlbuttons

여기서 Procrastination이란 무엇일까요? 간단하게 말하면 우리말로는 게으름이나 미루기정도로 표현할 수 있고, 미루는 버릇, 꾸물거림, 연기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해야 할 일이 있는데 마지막 순간까지 미루고 우리가 하는 일은 딱히 대단한 일들이 아닙니다. 친구와 메신저로 떠들거나, 페이스북 업데이트를 자꾸 눌러보거나 인터넷 서핑을 하는 정도이지요. 아직 할 일이 끝나지 않았으니 과감하게(?) 놀지는 못하고, 결국은 시간낭비스러운 일들로 보내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이런 것은 우리만의 일이 아니었나봅니다.

 본문에 따르면 2007년의 한 연구에 따르면 대학생의 80~95%가 정기적으로 할 일 미루기를 하며, 특히 과제를 처리할 때 그렇다고 합니다. 또한 1997년의 통계조사에 따르면 Ph.D 학위를 따려는 학생들이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또한 그러한 미루기나 꾸물거림이었습니다. *

 * One 2007 study found that a whopping 80 to 95 percent of college students procrastinated on a regular basis, particularly when it came to completing assignments and coursework. A 1997 survey found that procrastination was one of the top reasons why Ph.D. candidates failed to complete their dissertations.

-본문 중에서

 그렇다면 이러한 미루기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바로 우리의 인지적인 왜곡때문인데요. 할 일을 미루는 우리의 마음 속에는 다음과 같은 잘못된 생각들이 자리합니다. Ferrari, Johnson, and McCown에 따르면 우리는 다음과 같은 실수를 합니다.

1.Overestimate how much time they have left to perform tasks
 우리가 일을 하는데 남겨뒀던 시간을 과대평가한다.
2.Overestimate how motivated they will be in the future
 이후에 가지게 될 일에 대한 의욕을 과대평가한다.
3.Underestimate how long certain activities will take to complete
  완성하는데 얼마나 남았는지를 과소평가한다.
4.Mistakenly assume that they need to be in the right frame of mind to work on a project
그 일을 하는데는 아직 적절한 상태에 이르지 못했다고 착각한다.

 일명 공부를 하기 위해서는 책상정리부터 시작하는 우리의 모습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나중에는 더 열심히 하겠지, 또한 지금은 이 일을 하기에 적절한 상태가 아니야 라는 생각이 우리의 마음 속에 자리한다는 말이지요. 하지만,

The reality is that if you wait until you're in the right frame of mind to do certain tasks (especially undesirable ones), you will probably find that the right time simply never comes along and the task never gets completed. *

마지막까지 그 순간은 영원히 오지 않는다는 말이지요.

 

이러한 미루기는 우리가 느끼기에도 많은 부작용이 있습니다. 먼저 우리의 일처리가 비효율적으로, 더디게 이루어진다는 것이지요. 또한 그렇게 보내는 시간이 양질의 활동으로 채워지지도 않습니다. 아 과제 해야하는데...하면서 인터넷 서핑을 하는 것이 우리에게 즐겁거나 행복하지는 않은 일이지요. 마음에 여유가 없다보니 생산적인 활동보다는 즉각적으로 만족이나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활동에 초점이 맞추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또한 인간 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칩니다. 우리가 미루는 짐은 주변 사람들에게 전이되고, 그 부담감 또한 사람들에게 전달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행복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행동이 될 수 있지요.

 그렇다면 그러한 미루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모든 인지적인 행동수정의 기본은 그것을 문제로 인식하고 알아채는 것입니다.

*내용 본문:
http://psychology.about.com/od/psychologystudytips/tp/tips-for-overcoming-procrastination.htm

1. 리스트 만들기

 

어렸을 때 <할 일 목록>을 만들던 것이 생각나나요? 이처럼 우리가 먼저, 우선적으로 해야할 일을 목록으로 직접 작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곳에는 언제까지 해야하는지, 또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와 진행상황을 체크할 수도 있겠죠. 대신, 이러한 목록을 작성할 알맞은 종이와 펜을 찾는데 시간을 허비하지는 말아야합니다.

2. 커다란 과제를 세분화하기

 우리는 커다란 일을 처리해야한다는 사실에 직면하면 부담감을 느낍니다. 그런 커다란 일을 하려면 왠지 더욱 더 좋은 상태에서 해야할 것 같고, 더 기다렸다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게 됩니다. 그럴 때는 일을 작은, 처리하기 쉬운 일들로 먼저 세분화합니다. 그렇게 하면 우리는 부담감을 덜고 작은 일부터 직접 손댈 수 있게 됩니다. 일명 아기의 걸음"Baby steps"부터 시작하라는 것이지요. 이는 매일을 할 일 뿐 아니라 더욱 커다란 목표를 이루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3. 미루기가 시작되는 시점을 인식하기

스멀스멀 우리가 미루기에 대한 생각이 들기 시작하는 시점을 포착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과제를 하다가 "잠시 페이스북 좀 확인해볼까.."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을 인식하라는 것입니다. 그 미루기가 시작되는 시점을 포착하고 바로잡으면 더 나아가는 사태를 방지할 수 있게 됩니다.

4. 방해되는 요소를 치웁니다.

 과제를 할 때, 핸드폰을 치워두거나 페이스북 창을 함께 띄우지 않는 것은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 그렇다면 그러한 업무 외의 프로그램을 시작하는 데 더 시간이 걸리고, 그러한 시간동안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여지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이는 중독 치료에서도 많이 쓰이는 방법입니다. 어떤 활동을 개시할 수 있도록 하는 사물을 아예 멀리 치워버리는 것이지요.

5. 스스로에게 보상하라

 

 

일을 제 때 끝내거나 미리 끝내놓고 다른 일을 마음놓고 하는 것은 그 자체로 보상이 될 수 있습니다. 혹은 나를 위한 다른 일들 (예를 들면 스포츠 경기 관람, 전시회 놀러가기 등)을 보상으로 걸고 과제를 끝낼 수도 있지요.

  후일로 미뤄 막판에 일을 처리하는 것이 마치 악습과 같이 없애기만 해야할 것도 아니고, 고치기 쉬운 습관도 아닙니다. 하지만 더 기분 좋고, 행복한 기분을 위해서 조금은 늘 염두에 두고 고치려고 노력한다면, 조금은 나아진 하루하루를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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