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블리스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Noble이라는 영어 단어는 귀족적인, 고귀한 과 같은 뜻이고 여기서 노블리스 Noblesse는 프랑스어로 귀족이라는 뜻입니다. 또한 oblige는 영어로 의무 라는 뜻입니다. 결국 노블리스 오블리주 Noblesse oblige는 프랑스어로 '귀족의 의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대 우리 사회는 명시적인 신분과 계급은 없기 때문에 귀족이라는 표현을 적용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도 숨겨진 '계급'이 존재합니다.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으로 명예와 계급이 명시적이지는 않지만 '중산층'이라는 표현만 들어도 우리에게 어떠한 '층'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noblesse oblige(노블레스 오블리주)는 프랑스어로 '고귀한 신분(귀족)'이라는 노블레스와 '책임이 있다'는 오블리주가 합해진 것이다. 1808년 프랑스 정치가 가스통 피에르 마르크가 처음 사용한 것으로 '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뜻한다. 당시 프랑스 혁명과 나폴레옹의 등장 등 어수선한 사회상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1)
프랑스어 사전 『르 프티 로베르(Le Petit Robert)』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에 대해 "귀족 계급이란 자신의 이름에 명예가 되는 의무를 (스스로) 만들어낸다(La noblesse cree le devoir de faire honneur a son nom)"라고 풀이했다. 민중서림의 『불한사전』은 "양반은 양반답게 처신해야 한다"(격언)고 풀었고, 『뉴에이스 영한사전』은 "높은 신분에 따르는 정신적 의무"라고 설명하고 있다.2)
noblesse oblige라는 표현의 원조를 굳이 찾자면, B.C. 8세기경 그리스 시인인 호메로스(Homeros)의 『일리아드(Iliad)』에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도 있다. 때론 비아냥대는 표현으로 쓰기도 하지만, 서양에는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발달되어 있다.3)
로마가 한니발의 카르타고와 16년간 제2차 포에니 전쟁을 치렀을 때, 최고 지도자인 콘술(집정관)만 13명이 전사했다. 시오노 나나미는 『로마인 이야기』에서 "로마제국 2,000년 역사를 지탱해준 힘은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철학"이라고 했다. 560여 년 전통의 영국 최고의 사학명문 '이튼(Eton) 칼리지'의 교내 교회 건물에는 전사한 졸업생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제1차 세계대전 1,157명, 제2차 세계대전 748명이다.4)
미국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도 만만치 않다. 6 · 25전쟁 당시 미국 참전용사들 중 142명이 미군 장성들의 아들이었다.5) 심지어 핀란드에는 소득 수준에 따라 벌금을 내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법(法)'이 있다. 그래서 핀란드의 닷컴 백만장자인 야코 리촐라(Jaakko Rytsölä)는 자동차로 시속 40킬로미터의 제한 구간을 약 70킬로미터로 달렸다가 50만 마르카(약8,700만 원)의 벌금을 냈다.6)
반면 한국에는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2008년 『전북일보』는 "요즘 이명박 정부의 각료 인선을 둘러싸고 여론이 분분하다. 대부분 부동산 투기, 불법증여 및 탈세, 병역면제, 이중국적, 논문표절, 과거 전력 등 의혹도 가지가지다. 벌써 15명의 장관 내정자 중 3명이 사퇴했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 나라 지도층의 도덕성이 이렇게 추락했는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이들을 보면서 '노블레스 말라드(Noblesse Malade)', 즉 병들고 부패한 귀족이라는 비아냥이 딱 맞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더 큰 문제가 있다. 대부분의 지도층이 여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이다."7)
"Much is given, much is required(많은 것을 받는 사람은 많은 책무가 요구된다)." 미국 제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John F. Kennedy, 1917~1963)가 1961년 1월 20일 대통령 취임 연설에서 한 말이다.8)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정신을 잘 표현해준 말로, 원전은 신약성서 「누가복음」 12장 48절이다.
"But the one who does not know and does things deserving punishment will be beaten with few blows. From everyone who has been given much, much will be demanded; and from the one who has been entrusted with much, much more will be asked(알지 못하고 맞을 일을 행한 종은 적게 맞으리라. 무릇 많이 받은 자에게는 많이 요구할 것이요 많은 맡은 자에게는 많이 달라 할 것이니라)."
[네이버 지식백과] noblesse oblige (교양영어사전2, 2013.12.3, 인물과사상사)
서양에서는 노블리스 오블리주가 우리나라에 비해 좀 더 보편적인 개념이라고 합니다. 대부호가 여러 곳에 거액을 기부했다는 소식, 자식에게 유산을 물려주는 대신 사회에 훤원했다는 소식은 외국에서 심심치 않게 들려옵니다.
어쩌면 '가진 자들의 의무'라는 것은 의무라는 강제성 띤 단어에서 볼 수 있듯, 당연히 해야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그 부(富)는 다른 사람들에게 '베푸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다른 사람들의 것이었을지도 모르니까요. 발로 뛰며 고생해도 쥐어지는 돈은 적을 뿐인 많은 사람들이 있고, 몇 사람들은 직접 고생하지 않아도 좋은 환경을 받고 편안한 환경에서 (나름의 노력은 했겠지만) 큰 부를 축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사회 시스템 때문에 어쩔수 없이 생기는 불균형(더 심화되고 있지만)때문에도, 돌려주는 것은 어떤 선행이라기 보다는 의무라는 표현을 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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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세와 간접세
세금의 종류에는 직접세와 간접세가 있습니다. 직접세란 세금을 물어야 할 대상자가 직접 물게 되는 세금이고, 간접세는 세금을 물어야 할 주체대신 예를 들면 그 제품의 소비자가 물게 되는 세금인데요. 담세자와 세무자가 다른 세금이라고도 하죠. 직접세는 소득세, 법인세, 상속세, 증여세 등이 있습니다.
소득세: 소득에 따라 내는 세금입니다. 돈을 벌었을 때 얻은 이익에 대해 납부하는 세금입니다.
법인세: 법인이란 진짜 개별 사람이 아니지만 법적으로 인정받는 기업체 등을 말하는 것으로 그러한 법인들이 내게되는 세금을 말합니다.
상속세: 말 그대로 유산을 상속할 때 내는 세금입니다. (재산을 상속해주는 사람이 사망할 경우)
증여세: 무상으로 부모, 친지 혹은 다른 사람에게서 재산을 받을 때 납부하는 세금입니다.
유산을 상속할만한, 혹은 거금을 증여하거나 소득에 따라 세금을 납부하는 것은 전적으로는 아니지만 일명 '가진 사람들'에게 부과될 가능성이 높은 세금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직접세의 인상은 대기업이나 고소득자에게 반가운 소식이 아닐 가능성이 많습니다.
http://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2590420
그런데 이 와중에 이건 대체 무슨 소린지 잘 모르겠습니다. '증세없는 복지는 가능하다'고 했던 대통령의 약속을 차치하고라도 끊임없이 뉴스에 나오는 지방세, 자동차세, 수도세 인상 입법예고 소식이 들려오는 가운데, 건강을 위해 담배 값을 올린다고는 하지만 담배가 하루아침에 끊어지는 것도 아니고 담배피는 서민들에게는 날벼락같은 소식인데요. 이 와중에 '손자에게 주는 교육비 1억원 증여세 면제법'은 있는 자들을 위한 법안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데요. 어려운 사람들에게 부담을 주는 세금 항목을 늘이겠다는데 그 와중에 있는 사람들의 세금을 줄이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이런 소식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과도하게 해석한 것인가요? 있는 자들의 '의무'는 커녕 '경제 활성화를 통해 서민을 살리겠다'는 명분 하에 공공연히 거꾸로 돌아가는 소식들을 들을 때마다 답답합니다.
세계사 시간에 배웠던 구제도의 모순 (앙시앙 레짐, ancien regime)을 기억하시나요? 농노 위에 타고있던 귀족과 성직자 때문에 힘들어하던 모습을요. 결국 그러한 사회가 낳은 결과는 어떤 것이었는지, 왜 있는 자는 있으나 노블리스(고귀한 사람)는 없는지 다시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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