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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행복에 관한 질문들

샤갈 : 행복한 그림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4. 8. 11.

 많은 예술가들의 삶이 불행하고 비극적인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자살이나 비참한 사고, 불행은 예술가의 삶에 연결되는 경우가 많은 것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예술은 많은 예술가들이 불행한 삶에서 불행이 승화되어 예술로 나타난 것이라고 해도, 예술은 우리를 더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요소임에 틀림없습니다. 오히려 불행이 예술의 '원인'이라기 보다는 큰 불행을 극복하기 위해서 예술이 발전되었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돈에 쫓겨 죄와 벌을 써냈던 도스토예프스키의 경우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예술의 창작도 그러하지만, 그 결과물은 우리네 삶을 풍요롭게 합니다. 특히 시각 예술 분야의 그림들은, 짧은 시간동안 보는 것만으로도 우리에게 행복감을 줍니다. 마치 맛있는 음식을 먹었을 때 미각이라는 감각을 통해 행복하듯이 아름다운 그림들은 시각을 통해 우리를 즐겁게 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보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아기자기한 그림들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샤갈(Marc shagall, 1887~1985)

 

 마르크 샤갈은 러시아 국적의(벨라루스 출신) 화가로, 프랑스와 미국에 건너가 활동을 했습니다. 그는 러시아의 유대인 마을에서 지냈으므로 유대인 전설에 기반한 지적인 소재의 그림들을 많이 그렸습니다. 그 후 부호의 딸 벨라 로젠펠트를 사랑하게 되어 결혼하게 됩니다. 벨라와의 결혼생활은 행복했습니다. 그들은 서로를 사랑했고, 샤갈은 지성미 넘치는 벨라를 아끼고 사랑했으며 벨라는 샤갈의 작품의 훌륭한 등장인물(?)이자 조언자가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아내와의 행복감을 드러낸 작품들을 많이 그렸는데, 그 작품들을 몇 소개시켜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색채의 마술사로 알려진 샤갈은 언뜻 모순되어보이는 색상들을 조화롭고 아기자기하게 표현해냈습니다. 노란색, 빨강색과 같은 밝은 원색들을 많이 이용하여 밝은 분위기를 만들어냈습니다. 하지만 아내가 죽은 뒤에는 짙은 파랑색으로 슬픔을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1) 생일(The Birthday / 1915)

 

벨라와 결혼하기 일주일전에 그린 그림으로 알려져있습니다. 그리고 그림에는 벨라가 다음과 같은 글을 붙여주었습니다.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알맞춰봐요."
"나에게 그런 어려운 질문을.. 나는 날짜같은 건 전혀 모르지 않소."
"아이참, 오늘은 당신 생일이잖아요."
마르크는 입을 벌리고 멍하니 있었다.
"당신이 그걸 어떻게 알았소?"
이윽고 그는 돌아서 이젤 위에 캔버스 한 장을 올려 놓았다.
"움직이지 말고 그대로 있어봐요."

나는 여전히 꽃다발을 들고 있었고 그는 캔버스 위로 몸을 숙였다.
그는 나를 색채의 소용돌이 속으로 끌어들이더니 갑자기 나를 바닥에서 떠오르게 했고 그 자신도 같이 날아올랐다.
그리고 몸을 길게 늘어뜨리고 천장에서 떠다니는 것이었다.
고개를 젖혔고 내 고개도 뒤로 젖혔다.
그리고 내 귀에 키스하며 속삭였다.
"그림이 맘에 드오?"
"아! 정말 아름다워요. 당신이 이렇게 날아다니는 모습은 멋져요. 이 작품 제목은 '생일'로 하기로 해요."

 

(2) 마을 위에서 (1915/ 캔버스에 유화)


 우리가 마을을 위에서 바라볼 일은 얼마나 많은가요? 마치 우리가 안에 들어가 있을 때는 크게만 보이고, 나를 둘러싸버리고 있던 마을도 떠올라서 내려다본다면 작은 것으로 보이지 않을까요? 그림 속의 두 남녀는 마을이라는 현실조차 내려다 볼 정도로 비현실적인 감정을 느끼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환상적입니다.

(3) 산책 (Walk / 1917~1918)

샤갈은 넘치는 행복감을 공중에 떠오르는 것으로 표현했습니다. 마치 땅에 도저히 발을 붙일 수 없었던 행복감 탓일까요.


(4) 에펠탑의 부부(1938/ 캔버스에 유채 / 150 x 136.5 cm / 조르주 퐁피두 센터 소장)

 신혼의 행복감을 주제로 한 작품으로, 말년에 샤갈이 걸어두었던 작품 중 하나라고 합니다. 여전히 위로 상승되고 떠오르는 듯한 느낌이 살아 있습니다.

 그녀가 갑작스럽게 죽은 뒤, 그 슬픔에서 벗어나는 과정 또한 그림으로 표현됩니다.

(5) 그녀주위에(1945)

 


붉은 옷을 입은 아내, 그리고 그림을 그리는 샤갈 행복했던 추억들이 드러납니다. 또한 딸 이다의 모습도 그려집니다.

 꼭 눈에 보이는 사실만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아닌, 주관적이고 환상적인 느낌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그림은 때때로 사진보다는 사실적이지는 않지만 우리에게 더 와닿는다고 생각합니다. 화가의 행복감도 우리에게 전달되고, 슬픔 또한 그럴 수 있지요. 오늘도 샤갈의 행복한 그림들 많이 보시면서 조금이라도 더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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