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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펜싱

피스트를 방황하는 초보 플러레 선수를 위한 안내서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4. 7. 7.

떨리는 마음으로 경기를 뛰기 위해 피스트에 올라왔는데 심판기에서 계속 흰색 불이 들어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상대편을 찌르지도 않았는데 흰 불이 들어온다는 것은 보통 장비에 이상이 있는 경우인데요. 이 때 자신의 장비의 어떤 부분에 이상이 있는지 빨리 파악해 교체하지 않으면 심판에게 경고를 받을 수 있습니다. 저희 같은 초보자들은 이 경우 매우 당황스럽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아마추어+초보 플러레 선수들을 위한 체크리스트:)

<주의 : 전문적으로 배운 게 아니라 경기를 뛰거나 장비를 고치면서 임기응변식으로 터득해 온 내용들이라서 실제 선수들이 사용하는 용어가 아닐 수도 있고, 제가 드리는 설명이 틀릴 수도 있습니다ㅠㅠㅠ>


일단 장비를 모두 잘 착용하고 있는지 확인해 볼까요?

플러레 선수는 마스크 와이어, 바디 코드, 메탈 자켓, 플러레 칼, 그리고 바베트가 달린 마스크를 사용합니다. 위의 사진에서는 마스크를 제외한 모든 장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확인하셔야 할 부분은 아래와 같습니다.

1. 바디 코드의 집게 부분을 메탈 자켓에 잘 연결했는가?

2. 바디 코드의 끝 부분을 심판기와 연결된 릴에 꽂고 도복이나 메탈 자켓에 있는 고리에 연결시켰는가?

(사진 속 선수의 허리 부분을 보시면 1번과 2번이 어떤 의미인지 금방 아실 거에요.)

3. 칼과 연결하는 바디 코드 끝 부분(사진 속 선수의 오른손 아래에 있는 부분입니다.)을 칼에 꽃았는가?

4. 마스크 와이어와 마스크를 연결했는가?

사실 4번은 흰색 불과는 크게 연관이 없습니다. 하지만 시합을 뛰기 전에 항상 체크해 주셔야 합니다. 상대편도 잘 살펴보시고요. 시합을 나가면 4번이 잘 되어있지 않은 경우가 종종 보이는데 그럼 공격이 들어갔어도 무효타로 뜨는 경우(흰 불이 들어오는 경우)가 생깁니다. 점수를 잘 챙겨가기 위한 것이니 나 뿐만 아니라 상대 선수의 장비까지 체크해 주도록 합니다.


앞의 지시사항을 잘 지키고 피스트에 들어서면 아래와 같은 모습이 됩니다.

그런데 심판기에서 계속 흰색 불이 들어온다고요? 

사실 장비를 모두 장착했는데도 흰 불이 들어온다면 가장 먼저 의심해보아야 할 부분은 바디 코드입니다. 경기를 뛰면서 자주 접히고 구부러지기 때문에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코드 안이 끊어져 있는 경우가 많거든요. 하지만 칼도 이에 못지 않게 고장이 잘 나는 장비입니다. (그래서 보통 칼이나 와이어는 여유분을 항상 들고 다닙니다.) 이 때 재빨리 판단을 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그 이유는 칼에 이상이 있는 경우는 손쉽게 교체할 수 있지만 바디 코드일 경우 교체하는 데 시간이 상당히 걸리는 편이기 때문입니다. 

보통 흰 불이 계속 들어오는 경우도 있고 불규칙적으로 들어오는 경우도 있는데요. 흰 불이 계속 들어오는 경우는 장비가 100% 고장났다는 의미입니다. 이 경우에는

1) 먼저 칼을 바꿔보세요. 칼을 바꿔서 흰 불이 들어오는 것이 멈춘다면 이전 칼에 이상이 있다는 뜻입니다.

2) 칼을 바꿨는데도 불이 계속 들어온다면 상대편 선수에게 양해를 구하고 본인의 칼이 잘 작동하는지 여부를 상대편 코드에 연결해서 확인하세요. 칼에 이상이 없다면 문제는 바디 코드입니다. 코드를 교체하세요.

3) 보통 2번에서 끝납니다만 그래도 계속 흰 불이 들어온다면 메탈 자켓에서 집게의 위치를 바꾸거나 자켓을 교체해주세요. 자켓이 땀 등에 의해 눅눅해져 있거나 오래 된 경우 흰 불의 원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하지만 메탈 자켓이 원인일 확률은 매우 낮습니다.)


흰 불이 불규칙적으로 (보통 잘 되다가 뜬금없이 한두번 들어오는 경우) 나타나면 가장 먼저 점검하는 부분은 바디 코드입니다. 특히 칼과 연결되는 부분입니다. 아래 그림처럼 칼에 밀착시킨 뒤 코드 부분을 잡고 이리저리 흔들어봅니다. 이 때 흰 불이 계속 들어오거나 움직임에 따라 달라진다면 코드 안의 구리선이 끊어진 것입니다.

플라스틱 부분을 잡고 두 극을 칼에 딱 붙인 뒤에 코드를 잡고 상하좌우 움직여주세요.


위의 과정에서 흰 불이 들어오지 않았다면 다음으로 살펴보아야 할 곳은 바디 코드의 집게 부분입니다. 많은 분들이 지나치고 넘어가시는데 사실 이 부분도 선이 잘 끊어집니다. 손으로 만져보거나 해서 선이 끊어졌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을 체크하는 게 상당히 애매하기 때문에 일단 칼을 먼저 체크하는 것이 좋습니다.


칼의 경우 크게 소켓 부분에 연결했던 구리선이 끊어졌거나 포인트 부분이 걸려있어서 흰 불이 불규칙적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에는 먼저 칼을 든 쪽의 반대편 발을 들고 칼을 발에 몇번 쳐 줍니다.(포인트가 일정 확률로 정상으로 돌아옵니다.) 아니면 칼을 바닥에 대고 포인트 부분만 들었다 놓아주어도 괜찮습니다. 포인트 부분이 걸려있어서 흰 불이 나온 경우 둘 중 하나의 과정을 거치면 정상적으로 작동합니다.

또 상대편에게 자신의 칼을 상대편 칼로 세게 쳐 달라고 부탁해 칼이 부딪힐 때마다 흰 불이 들어오는 것은 아닌지 확인하는 것도 좋습니다. 이 때 흰 불이 들어온다면 칼에 이상이 있는 경우이니 칼을 교체합시다.





너무 길고 복잡해요! 라고 하시는 분들을 위한 간단 정리:

경기 시작도 안했는데 흰 불이 들어오는 경우 먼저 칼을 확인. 칼이 정상이거나 교체 했는데고 불이 들어오면 와이어 교체!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장비는 항상 여유분을 가지고 다니자."가 되겠네요. 허허허



중급 과정에서는 각 상황에서 어떤 부분을 수리해야 하는지 알려드릴게요! 다음 시간에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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