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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행복에 관한 질문들

900일 간의 폭풍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4. 7. 12.

 모든 노래 가사와 수 많은 소설과 예술의 소재, 모든 사람들의 관심사는 바로 사랑입니다. 수많은 예술가, 문학가, 철학자, 오늘날에는 과학자들이 이 사랑에 대해 밝히고자 하지요.

인연설  -한용운

함께 영원히 할 수 없음을 슬퍼하지 말고
잠시라도 같이 있을 수 있음에 기뻐하고

더 좋아해주지 않음을 노여워하지 말고
이만큼 좋아해주는 것에 대해 만족하고

나만 애태운다고 원망치 말고
애처롭기만 한 사랑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주기만 하는 사랑이라 지치지 말고
더 줄 수 없음에 아파하고

남과 함께 즐거워한다고 질투하지 말고
그의 기쁨으로 여겨 함께 기뻐할 줄 알고

이룰 수 없는 사랑이라 일찍 포기하지 말고
깨끗한 사랑으로 오래 간직할 수 있는
나는 당신을 그렇게 사랑하렵니다.


 

 

900일간의 폭풍

 사랑에 관한 한 가장 유명한 것이 스텐버그의 사랑에 대한 삼각형이론입니다. 사랑의 세 가지 주요한 요소로 친밀감, 열정, 헌신 을 꼽지요. 그리고 이러한 요소들로 여러가지 사랑의 모습을 설명합니다.

(1) 친밀감 (Intimacy)
-서로를 이해하고 가깝게 느끼는 것
-상대방을 아끼고 지지하는 마음

(2) 열정 (passion)
-함께하고 싶은 강렬한 욕망
-비교적 강도가 높고 단기적

(3) 헌신(행동력) (commitment)
- 상대에 대한 행동과 결심
- 인지적, 구속력을 가지는 행위들

*낭만적 사랑: 사랑에 빠진 어린 학생들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서로를 사랑하고 아끼지만, 아직 어떠한 미래를 약속하지도 못하는 상태이지요.
*우애적 사랑: 오랜 친구 사이의 사랑이나, 노부부의 사랑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얼빠진 사랑: 서로에 대한 깊은 사려가 있다기보다는 열정에 눈이 멀어있는 상태의 사랑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가끔은 어떤 남용적인 측면이 있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성숙한 사랑은 이 모든 요소를 가진다고 말하죠.

 또한 사랑은 시각에 의해 촉발된다고도 말합니다. 시각은 뇌에 가장 가까운 감각 중 하나이며, 사랑에 관한 수 많은 비유들도 다른 감각보다는 시각적이라고 할 수 있지요. "사랑에 눈이 멀었다", "첫 눈에 반했다" 와 같이 말이지요.


 그 이후에는 뇌에서 많은 일이 일어납니다. 수 많은 화학반응들이 일어나지요. fMRI를 통한 연구 결과에서 드러난 것은, 다른 친밀감을 느끼는 친구들 말고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에만 반응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미상핵 (caudate nucleus)이지요. 또한 수 많은 호르몬들의 작용이 일어납니다. 우리의 뇌에는 보상 작용을 하는 도파민(Dopamine)이 분비됩니다. 도파민은 우리의 어떤 행동에 대한 보상(reward)작용(쾌락)을 일으키는 것으로, 마약과 같은 중독과도 관련된 호르몬입니다. 어쩌면 사랑이 병적인 상태와 같은 것도 우연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중독 대상이 결핍되면 고통스러움을 느끼고 더 바라게 되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습니다. 이러한 체계에 의해 다른 나의 마음들도 내 것이 아닌 것처럼 갈구하는 대상을 바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바라는 대상이 사랑하는 사람이 되기 때문에 도파민이 이에 반응하여 먹는 것과 같은 다른 욕구(식욕)이 대신 줄어들게 되어 날씬해진다는 연구 결과도 최근에 본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또한 빠질 수 없는 호르몬이 옥시토신(oxytocin)입니다. '사랑과 신뢰의 호르몬'이라고도 불리는 호르몬인 옥시토신은 산모가 아이를 낳을 때 자궁을 수축시키는 역할로 과학책에 자주 소개되어있지만, 사랑과도 연관이 깊습니다.( 엄마가 아기에게 젖을 물리거나 바라볼 때 나오는 호르몬이기도 합니다.) 연인과의 포옹이나 신체적 접촉 이후에 분비되는 호르몬이기도 하기때문입니다. 이는 신뢰를 강화시키고 사랑의 감정을 불러일으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러한 '눈 먼 사랑'은 점점 약해집니다. 대신에 우리가 정(情)이라고 부르는 감정은 계속해서 강화되지요. 이를 동반자적 사랑(companion love)라고 합니다. 미상핵을 넘어 사고를 관장하는 피질이 우세하게 반응하게 됩니다. 만약에 우리가 평생 눈 먼 사랑, 열정적인 사랑에만 빠져있다면 자식도 돌보지 않고, 자신의 일도 돌보지 않은 상태로 아마 멸종하게 되었겠죠. 하지만 이제 한 배를 탄, 같이 추억과 생활을 공유하는 동반자적인 애정이 계속됩니다.

우리도 사랑일까

 이러한 사랑의 모습에 관한 영화가 한 편 있습니다. 사라 폴리 감독의 <우리도 사랑일까>(2011)입니다. 결혼 5년차로 친구같은 남편과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던 마고는 어느날 출장길에 한 남자를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그 남자가 이웃집에 사는 남자인 것을 알게 되지요. 그리고 그에게 끌리기 시작합니다. 결국 남편을 떠나 새로 결혼하여 살게 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또한 익숙해져가고 이전처럼 익숙한 행복 속에서 허탈함을 느끼게 됩니다.

열정적인 사랑은 식어버렸다고 말할지라도, 마고의 남편은 그녀를 아끼고 사랑하며 늘 함께 새로운 장난을 치며 행복해합니다. 마고가 떠난 후에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죠. 마고의 친구가 이후에 한 말이 있습니다. "인생에 빈틈을 모두 채우고 사는 바보는 없어" 비록 이전처럼 타오르는 열정적인 사랑은 아니지만, 다른 모습을 한 사랑 속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것이 누군가를 만나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참고 도서
-900일간의 폭풍,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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