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싱하면 흔히 따라붙는 말이 있다. 바로 '귀족 스포츠'라는 말이다. 실제로 몇몇 클럽에서는 이 귀족 스포츠라는 말을 내세워 마케팅을 하고 있기도 하다. 아마추어 펜싱 인구가 늘어가는 요즘, '귀족'이라는 말은 어딘가 촌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펜싱이 귀족 스포츠라는 이미지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나는 거기에 펜싱 장비가 한 몫 했다고 생각한다. 축구나 농구 등과 달리 펜싱은 장비 없이 시작하기가 힘든 종목이다. 칼이나 도복은 기본으로 있어야 할 뿐더러, 각종 전기 물품(!)까지 있어야 한다. 현대 펜싱은 전기 펜싱(electric fencing)이기 때문이다. 오늘은 이 펜싱 장비들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머리끝부터 발끝 순서로 정리했다. 즉, 펜싱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전용 장비를 착용하고 하는 스포츠다.
마스크 펜싱은 칼을 가지고 하는 무예이기 때문에 필수적으로 보호 장비를 착용해야 한다.그중에서도 특히 안면부가 다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이 아니라 레슨을 받을 때도 필히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얼마 전까지 아마추어 대회 플러레 종목의 경우 바베뜨(마스크의 목 부분)에 전기가 통하지 않아도 괜찮았으나, 최근 SK대회에서는 관련 규정을 확실히 했다. 바베뜨에 전기가 통하지 않는 마스크를 가진 분들은 바베뜨만 추가로 구입해 부착할 수 있다. 요즘은 마스크에 각종 그림을 그려 개성을 표현하기도 한다. 개성을 표현하기 위한 건 아니지만, 미국 대표팀의 마스크에는 성조기가 그려져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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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셔츠
기본적으로 도복과 프로텍터 밑에 티셔츠를 착용한다. 보통 보이지 않게 밑을 바지 안으로 넣는다.
천 프로텍터 티셔츠 위에 입는 프로텍터. 가슴 부분을 보호하며, 착용했을 때와 착용하지 않았을 때의 통증 차이가 크다. 초심자 간 게임의 경우 팔에 힘이 빠지지 않아 상대를 다치게 할 수 있으니 조심하자. SK 대회에서는 천 프로텍터 착용을 필수로 규정했다. (바베뜨나 천 프로텍터의 경우 당연히 프로 경기에서는 필수 착용해야 한다.) 플라스틱 프로텍터 천 프로텍터 위에 착용하는 프로텍터다. 딱딱하기 때문에 이 프로텍터를 차면 찔려도 전혀 아프지 않다. 플라스틱 프로텍터를 처음 차면 팔을 움직일 때 부자연스러운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겨드랑이 부분을 잘라내는 선수도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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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복 상하의
하얀색의 도복 상하의. 상의의 경우 가랑이 사이가 끈으로 이어져 있고, 바지에는 멜빵이 있다. 멜빵은 제대로 착용해야 한다. 상의 팔 부분에는 각자의 클럽, 팀을 상징하는 마크를 박기도 한다.
메탈 자켓
플러레와 사브르는 에페와 달리 메탈 자켓을 착용한다. 각 종목간 차이는 저번에 포스팅한 펜싱 종목 - 에페 플러레 사브르를 참고하도록 하자. 플러레와 사브르는 상반신만 공격 범위로 인정되기 때문에, 그 부분에만 전기가 통하도록 메탈 자켓을 입는다. 선수에 따라 메탈 자켓 뒤에 이름이나 소속 등을 박기도 한다.
(미국 대표팀 메탈 자켓에 이름과 국가명이 적혀 있다)
와이어
메탈 자켓과 칼, 그리고 심판기를 이어주는 와이어. 결론적으로는 피스트와도 전기가 통한다. 이 와이어를 통해 타격이 이루어지면 심판기에 불이 들어온다. 플러레와 사브르의 경우 마스크 와이어도 사용한다. 요즘 올림픽을 보면 무선(!)으로 신호를 보내기도 하더라. 초심자들을 위한 팁 하나. 와이어를 교체해야 할 때는 도복을 다 벗지 말고, 교체할 와이어를 착용하고 있는 와이어 끝에 묶어 등 뒤로 빼내면 된다. 그 외에 와이어 고치는 방법은 클럽마다 팀마다 전수되고 있을테니 잘 배워두자.
장갑
장갑은 칼을 잡는 손에만 낀다. 사브르 장갑의 경우 전기가 통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재질로 만들어져 있다. 참고로 물에 빨면 줄어드니 조심하자.
칼 세 종목은 칼 종류도 다르다. 칼이 지켜야 하는 세부 규정이 있지만 여기서는 생략하겠다. 칼날은 생각보다 쉽게 부러지는데, 특히 처음 펜싱을 하는 경우 게임을 하다 칼을 부러뜨리는 경우가 많다. 팔에 힘이 안 빠졌기 때문이다. 칼끝에는 포인트가 있지만 찔리면 아프고, 다칠 수 있으니 주의하자. 처음 칼을 샀다면 나중에는 람므(블레이드 부분)만 구입해서 조립하면 된다. 칼 손잡이에는 프렌치 그립과 벨기에 그립 등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다음에 좀 더 세부적으로 포스팅 해보겠다. |
(위에서부터 플러레, 에페, 사브르 칼) |
양말
펜싱을 할 때는 긴 하얀 양말은 쓴다. 흔히 축구 양말을 착용하기도 한다.
신발
여타 다른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펜싱 또한 고유한 자세를 사용하기 때문에 꼭 펜싱 전용화를 껴야 한다. 운동하다보면 특정 부위만 닳는 걸 볼 수 있다. 아직 펜싱화가 없다면 발에 잘 맞는 운동화를 사용하자.
이상 열 개가 넘는 펜싱 장비를 정리해봤다. 개인이 착용하는 장비 외에 심판기와 피스트 등의 장비도 있다. 아마 이 글을 보는 많은 분들은 장비들의 가격이 궁금할 것이다. 칼과 신발을 제외한 대부분의 장비는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장비 가격은 조금 부담되는 수준인게 사실이다. 펜싱 장비가 수입품이라는 사실도 장비 가격을 높이는데 한 몫을 한다. 그래서 다음에는 펜싱 장비를 조금이라도 싸게 사는 방법에 대해 포스팅해보려고 한다. 또 괜찮아 보이는 장비들도 추천해볼테니, 조금(!)은 기대하시라. 이것으로 오늘의 포스팅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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