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막 : 카페 모무스 앞
카페의 입구에는 큰 램프가 켜져 있고, 시내는 장사꾼과 동네사람들로 매우 복잡합니다. 자칭 대 철학자, 대 화가, 대 음악가, 대 시인인 네 사람을 이 주점에서는 4총사라고 부르죠. 로돌포는 미미의 손을 잡고 모자점에 들어가 모자를 사주고, 모두 함께 떠들며 축제를 즐기고 있습니다.
이 때, 화가 마르첼로가 사랑하는 바람기 많은 무젯타가 돈 많은 관리 알친도르와 함께 나타납니다. 무젯타는 명랑하고 섹시하게 아리아 " 거리에 나 홀로 나갈 때 Quando me’n vo soletta per la via"를 부릅니다.
Musetta
Quando men vo soletta per la via,
내가 홀로 길을 거닐 때에는
la gente sosta e mira
모두 나를 처다보네
e la bellezza mia tutta ricerca in me
내 아름다움에
da capo a pie'...
모두 취하지
Marcello
Legatemi alla seggiola!
이건 정말로 죽겠네!
Alcindoro
Quella gente che dirà?
아이쿠, 창피해
Musetta
... ed assaporo allor la bramosia
그럴 땐 그들의 눈에 가득 찬
sottil, che da gli occhi traspira
욕정을 음미하고
e dai palesi vezzi intender sa
그 욕정은 진정한 사랑이
alle occulte beltà.
될수도 있죠.
Così l'effluvio del desìo tutta m'aggira,
이러한 그들의 욕정은 나를 애워싸고
felice mi fa!
내게 행복을 줘요!
Alcindoro
Quel canto scurrile
저 저속한 노래라니
mi muove la bile!
내 분노 복받치네!
Musetta
E tu che sai, che memori e ti struggi
당신과 나의 과거를 기억하면서
da me tanto rifuggi?
왜 나를 피하죠?
So ben: le angoscie tue non le vuoi dir,
고통을 감추고 있는 것 알고 있어요.
ma ti senti morir!
그러나 마음은 죽을 지경이지요!
Mimì
Io vedo ben...
반했나봐
che quella poveretta,
홀딱 반한 모양이야.
tutta invaghita di Marcel, tutta invaghita ell'è!
마르첼로에게 홀딱 반했나봐!
Alcindoro
Quella gente che dirà?
사람들이 흉보네?
Rodolfo
Marcello un dì l'amò.
한때는 마르첼로의 여인이었지.
Schaunard
Ah, Marcello cederà!
마르첼로가 넘어가겠군!
Colline
Chi sa mai quel che avverrà!
어떻게 될지 누가 알아!
Rodolfo
La fraschetta l'abbandonò
저 변덕쟁이 여자가 배신했어.
per poi darsi a miglior vita.
타락한 생활을 위해
Schaunard
Trovan dolce al pari il laccio...
알면서 함정에 넘어가겠군.
Colline
Santi numi, in simil briga…….
불쾌하군, 나 같으면…….
Schaunard
... chi lo tende e chi ci dà.
그래도 좋아하네.
Colline
... mai Colline intopperà!
넘어가지 않겠네!
Alcindoro
Parla pian!
Zitta, zitta!
그만 조용!
Musetta
Sò ben le angoscie tue
물론 당신은 고통을
non le vuoi dir.
감추고 싶겠죠.
Ah! ma ti senti morir.
아! 마음이 죽겠죠.
Alcindoro
Modi, garbo!
Zitta, zitta!
그만 조용!
Musetta
Io voglio fare il mio piacere!
내 마음대로 하고 싶어요!
Voglio far quel che mi par,
내 마음대로 하고 싶어요,
non seccar! non seccar!
귀찮아요!
Mimì
Quell'infelice
차가운 사람이니
mi muove a pietà!
복수도 하지 않겠네!
Colline
Essa è bella, io non son cieco,
그러나 내겐 저 여자보다
ma piaccionmi assai più
담배 파이프와
una pipa e un testo greco!
그리스 책이 더 좋아
Mimì
T'amo!
사랑!
Quell'infelice mi muove a pietà!
불쌍한 사람, 동정심이 가요!
L'amor ingeneroso è tristo amor!
너그럽지 못한 사랑은 슬픈 사랑이에요!
Quell'infelice mi muove a pietà!
불쌍한 사랑, 동정심이 가요!
Rodolfo
Mimì !
미미!
È fiacco amor quel che le offese
배반당한 것에 복수를 할 줄 모르는 사랑은
vendicar non sa!
약한 사랑이오!
Non risorge spento amor!
식어버린 사랑은 돌이킬 수 없는 것!
Schaunard
Se tal vaga persona,
만일 저런 여자가
ti trattasse a tu per tu,
자네를 유혹한다면
la tua scienza brontolona
아마 자네는 철학도
manderesti a Belzebù!
집어치울 거야!
Musetta
Ahi!
아!
Alcindoro
Che c'è?
왜 그래요?
Musetta
Qual dolore, qual bruciore!
아야! 아파 죽겠어요!
Alcindoro
Dove?
어디가?
Musetta
Al pie'!
발이!
Musetta
Sciogli, slaccia, rompi, straccia!
어서 풀러줘요.
Te ne imploro…….
어서 빨리…….
Laggiù c'è un calzolaio.
저기 구두방이 있어요.
Alcindoro
Imprudente !
미련하게!
Marcello
Gioventù mia,
내 청춘
tu non sei morta,
아직도 살아있네,
né di te morto è il sovvenir!
내 청춘 다시 돌아오네!
Schaunard e Colline, poi Rodolfo
La commedia è stupenda!
정말 멋진 연극이군!
Marcello
Se tu battessi alla mia porta,
그대가 나의 마음을 두드리면
t'andrebbe il mio core ad aprir!
내 마음 활짝 열고 맞으리라!
Musetta
Corri presto!
어서 가서!
Ne vòglio un altro paio.
새 신발을 사야겠어요.
Ahi! che fitta,
아! 신이 작아서 발이 아파요.
maledetta scarpa stretta!
빨리 가서 새걸 사와요!
Alcindoro
Quella gente che dirà?
이게 웬 망신이람?
Musetta
Or la levo…….
벗을 테야…….
Alcindoro
Ma il mio grado!
채면 차려요!
Musetta
Eccola qua.
자, 벗었어요.
Mimì
Io vedo ben ell'è invaghita di Marcello!
저 여자는 마르첼로에게 반했어요!
Alcindoro
Vuoi ch'io comprometta?
나보고 고쳐오라고?
[재빨리 무젯타의 구두를 그의 코트 속에 감추고 단추를 잠가버린다.]
Musetta
[초조하게]
Corri, va, corri. Presto, va! va!
어서 가요, 어서 가요!
[알신도로가 급하게 밖으로 뛰어나간다.]
[무젯타는 마르첼로와 열렬히 포옹한다.]
Musetta
Marcello!
마르첼로!
Marcello
Sirena!
내 사랑!
Schaunard
Siamo all'ultima scena!
이건 마지막 장면!
[웨이터가 계산서를 가져온다.]
Rodolfo, Schaunard e Colline
[로돌포, 미미가 놀라서 자리에서 일어선다.]
Il conto?
술값을?
Schaunard
Così presto?
너무 일러?
Colline
Chi l'ha richiesto?
누가 시켰나?
Schaunard
[웨이터에게]
Vediam !
보세!
이 바람기 많은 여인의 행동에 마르첼로는 몹시 분개하고, 그의 행동을 본 무젯타는 아직도 그가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을 눈치 채죠. 이후 무젯타는 발이 아프다는 핑계로 알친도르를 잠시 따돌린 뒤 로돌포 일행의 술값까지 모두 알친도르에게 미루고 함께 카페를 나오게 됩니다. 이 장면의 6중창은 웅장하면서도 감동적인 연출과 음악으로 청중을 매료시킵니다. 하지만 곧이어 군악대가 나오면서 이 상황이 수습되고 화려한 축제 분위기 속에서 2막이 끝나게 됩니다.
제 3막 : 안페르의 관문
그로부터 어느 정도의 세월이 지난 뒤, 우울하고 눈이 오는 2월의 추운 어느 날 아침입니다. 쇠창살로 만든 이곳은 시장의 경계로서 세금을 받는 곳인데요. 지금은 마르첼로와 무젯타가 여관 겸 술집을 하면서 이 근처에서 함께 살고 있습니다. 사치스럽기만 무젯타가 진심으로 사랑한 유일한 남자는 마르첼로 뿐이었고, 그녀에게 번민을 줄 수 있는 사람도 오직 마르첼로 뿐이었던 것입니다.
한편 미미에 대한 로돌포의 사랑은 거의 광적인 것이어서 싸우며, 웃으며 마치 지옥과도 같은 생활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수십 번이나 헤어지려 했죠. 그러던 어느 날 미미가 로돌포와의 문제를 마르첼로와 의논하기 위해서 심하게 기침을 하며 엔페르의 관문 근처의 무젯타집으로 찾아옵니다. 요즈음 자신의 몸이 너무 안 좋아서 그에게 짐이 되는 것만 같다며 떠날 생각을 해야 하는 상황을 울며 얘기하고 있을 때, 술에 취한 로돌포가 이 집에서 나오고 미미는 숨습니다.
로돌포는 마르첼로에게 자신의 마음의 번민을 호소합니다. 요즈음 미미가 새로운 돈 많은 남자와 같이 자주 다닌다는 것과, 미미를 사랑하지만 그녀의 병이 중해서 오래갈 수 없다는 것, 그리고 자신에게는 그녀의 병을 치료할 만한 돈이 없다는 것을 말이죠. 그래서 그녀를 자신의 곁에 둘 수 없음을, 떠나보내야 할 것 같다는 말을 합니다. 이 이야기를 숨어서 듣고 있던 미미는 미친 듯이 달려나와 로돌포의 가슴에 안기고, 그와의 사랑을 아파하며 "잘 있으오, 내게 사랑을 일깨워준 이여 Addio dolce svegliare alla mmattina!"라는 이별의 노래를 부릅니다. 이들의 머리 위로 눈이 내리며 3막이 마무리됩니다.
제 4막
제 1막과 같은 방 안에서 로돌포는 책상에 앉아 글을 쓰고 있고, 마르첼로는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무젯타와 헤어진 마르첼로에게 로돌포가 훌륭한 마차를 타고 가는 무젯타를 보았다고 하자, 자신도 시내에서 웃는 얼굴의 미미를 보았다고 비꼬며, 이들은 지나간 애인들의 그리움에 잠시 젖습니다. 얼마 후 쇼나르와 콜리네가 생선을 사가지고 와 유쾌하게 식사를 하고, 장난치고 소란하게 놀고 있을 때, 무젯타가 당황한 듯 달려와 미미가 함께 왔으나 계단을 올라오지 못한다고 전합니다.
이에 놀란 로돌포가 급히 달려가 그녀를 데려다 침대에 눕히는데, 이제는 폐병으로 몹시 허약해진 미미를 보고 모두 놀라죠. 무젯타는 귀걸이를 떼어주며 의사를 데려오게 하고 콜리네는 입고 있던 외투를 벗어 팔러 나가며 아리아 "외투의 노래 Vecchia zimmara, senti (또는 ‘낡은 코트 Vecchia zimarra’)“를 부릅니다.
Vecchia zimarra, senti,
io resto al pian, tu ascendere
il sacro monte or devi.
Le mie grazie ricevi.
Mai non curvasti il logoro
dorso ai ricchi ed ai potenti.
Passâr nelle tue tasche
come in antri tranquilli
filosofi e poeti.
Ora che i giorni lieti
fuggîr, ti dico: addio,
fedele amico mio.
Addio, addio.
들어라 누더기 옷이여.
나를 떠나 너는
전당포로 가야하네.
내 감사를 받으라.
넌 권력과 돈 앞에서
허리를 굽히지 않았네.
위대한 인물들이
안식처와 같이
네 안에서 쉬었으나
기쁜 시절은 다 지나가고
너에게 작별의
인사를 해야겠네.
친구들의 배려로 둘만 남게된 로돌포와 미미. 미미는 옛날을 회상하며 “다들 떠났나요? 나는 잠자는 척을 했어요 Sono andati? Fingevo di dormire”라는 아리아를 부릅니다. 이 아리아는 오페라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곡으로, 미미가 로돌포와 처음 만났던 당시를 회상하며 부르는 노래입니다.
미미
Sono andati? Fingevo di dormire
다들 나갔어요? 자는 척 했어요.
perché volli con te sola restare.
당신과 둘만 있고 싶었어요.
Ho tante cose che ti voglio dire,
당신께 말 할 것이 많이 있어요.
o una sola, ma grande come il mare,
아니 바다같이 큰 것 하나뿐,
come il mare profonda ed infinita...
깊고 무한한 바다같이 큰 것…….
Sei il mio amore e tutta la mia vita!
내 사랑, 나의 생명, 나의 모든 것!
로돌포
Ah, Mimì
아, 미미,
mia bella Mimì!
나의 미미!
미미
Son bella ancora?
아직도 예쁜가요?
로돌포
Bella come un'aurora.
아침 태양처럼 아름답소.
미미
Hai sbagliato il raffronto.
아니에요.
Volevi dir: bella come un tramonto.
저무는 태양이에요.
Mi chiamano Mimì,
내 이름은 미미
il perché non so…….
왜 그렇게 부르는지는 몰라…….
로돌포
Tornò al nido la rondine e cinguetta.
제 둥지로 돌아온 제비가 지저귀네.
미미
La mia cuffietta...
나의 모자...
Ah!
아!
Te lo rammenti quando sono entrata
기억하세요.
la prima volta, là?
내가 처음 여기 들어왔을 때?
로돌포
Se lo rammento!
잘 기억하고 있소!
미미
Il lume si era spento...
촛불이 꺼졌었죠...
로돌포
Eri tanto turbata!
당신은 당황했었지!
Poi smarristi la chiave…….
그리고 열쇠를 잃어버렸지…….
미미
E a cercarla
찾으려고
tastoni ti sei messo!….
어둠 속을 더듬었었죠!…….
로돌포
……e cerca, cerca…….
…… 아무리 찾으려 해도…….
미미
Mio bel signorino,
나의 사랑
posso ben dirlo adesso:
이제는 말해도 되겠죠.
lei la trovò assai presto…….
그 때 금방 찾았었지요…….
로돌포
Aiutavo il destino…….
운명을 도와주었을 뿐이오…….
미미
Era buio; e il mio rossor non si vedeva…….
어두워서 붉어진 내 얼굴 못보셨죠…….
Che gelida manina…….
‘그대의 차디찬 손…….
Se la lasci riscaldar!
따뜻하게 해주리다!’
Era buio
어둠속에서
e la man tu mi prendevi...
내 손을 잡으셨죠!....
로돌포
Oh Dio! Mimì!
오 나의 미미!
쇼나르
Che avvien?
무슨 일이야?
미미
Nulla. Sto bene.
아무일도.... 괜찭아요.
로돌포
Zitta, per carità.
제발 말하지 마오.
미미
Sì, sì, perdona,
알았어요.
ora sarò buona.
이제 말 들을께요.
잠시 후 쇼나르와 무젯타가 들어오고, 로돌포는 미미의 얼굴에 와 닿는 햇빛을 가려주기 위해서 창가로 갑니다. 이때 미미는 조용히 숨을 거두고, 이를 뒤늦게 안 로돌포는 미미의 시신 위에 몸을 던지고 울부짖으며 통곡하며 서서히 막이 내립니다.
<라 보엠>은 그 명성과 인기에 걸맞게 오페라 뿐만 아니라 영화나 뮤지컬 등으로도 많이 만들어졌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뮤지컬 <렌트>입니다. 라 보엠이 19세기 말의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한 젊은 예술가들의 이야기라면 20세기 말의 미국 뉴욕의 신세대 예술가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따라서 라 보엠과 렌트 사이에는 등장인물들의 이름과 설정, 내용의 전개 양상 등에서 매우 유사한 점들을 확인할 수 있어요. 직접적인 언급도 있고요.
그리고 알게 모르게 <라 보엠>의 줄거리를 일부 차용한 작품들이 많이 있으니 한번쯤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그럼 마지막으로 영화로 제작된 <라 보엠>과 함께 글을 마무리짓도록 하겠습니다. 이 영화는 원작의 배경을 그대로 가져오고 오페라 형식도 그대로 가져온 작품이라 조금 지루하실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영어 자막이 달려 있어서 그냥 오페라를 감상하는 것보다는 좀 더 극의 이해가 빠를 거라고 생각해요:) 그럼 즐거운 관람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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