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의 판매를 위해 소비자를 우롱하는 행위는 어제오늘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품들의 문제가 식품분야에 미칠때면, 그 결과는 심각해지죠. 쓰레기 만두 파동과 같은 식품과 관련된 스캔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우리에게 소개되고 있습니다. 또한 음식과 관련된 문제제기는 잠시나마 사람들의 관심과 분노를 삽니다.
우리가 편의점에서 사먹는 음식들에 대해 얼만큼 알고있고, 얼마나 생각하나요? 현대 사회의 광고는 많은 경우 허구에 기반합니다. 소비자가 모르는 과학적인 용어을 대충 써놓고 성능을 과대광고하거나(화장품류), 환상을 자극하며 과소비를 조장하거나(의류), 그럴듯한 포장과 문구로 내용물을 속입니다. 하지만 직접 피부에 닿는 물질이나 섭취하는 음식의 경우 이 문제는 심각해집니다. 직접적으로 우리의 안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지요. 안전 없이는 행복한 생활도 없습니다.
실제로 잘못된 상품들이 소비자의 목숨을 앗아간 경우들도 있습니다. 대기업의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무고한 시민들이 사망하거나 중증의 증상을 보인 사건이었죠. 이러한 사건들로 가족을 잃은 사람들의 고통은 무엇으로도 보상될 수 없습니다. 이러한 잘못된 상품들은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정부, 기업 등에게 책임이 있습니다. 직접 소비자에게 닿는 상품일수록 제대로되지 않은 공정이 사람의 죽음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우리의 안전과 직접적인 관련을 갖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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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집에서 벗어나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진 현대 사회가 되어 이전보다 더 직접 조리과정에 참여할 기회가 적어졌습니다. 직접 요리할 시간도, 집에 앉아서 밥을 먹을 시간도 줄어든 것이지요. 그러면서 포장되어진, 판매되는 음식을 소비하는 기회가 많아졌습니다. 인간관계 양상의 변화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사람들을 집으로 초대하기보다는 밖에서 만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더욱 더 요식산업은 성장하게 됩니다(물론 이제는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평가도 있지만요). 이전에는 친구를 만나거나 데이트를 할 때 어디를 갔을까요? 현재 왠만하면 카페로 향하는 우리들에게는 잘 상상이 안가는 일이긴 합니다.
우리가 먹는 음식에 대해 얼마나 생각해보게 되나요? 우리도 모르게 포장과 광고를 순진하게 믿어버리지는 않는지요?
음료
: 액체 형태로 나오기 때문에 무언가를 섞기도 쉽고, 갈증과 관련되기 때문에 우리의 손길을 많이 끌게 되는 품목이기도 합니다.
음료수의 포장에 관해 생각해볼까요? 가끔 몸을 생각해서, 과음한 다음 날이면 과일 음료를 찾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또한 입원한 사람을 찾아갈 때도 과일음료를 많이 선택하지요.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실제 '과일'과 얼마나 관련이 있는 것일까요? 포장과 광고에는 과일이 매우 많이 '등장'합니다. 먹음직스럽게 그려진 과일 사진 혹은 그림이 마치 몸에 좋을 것같은, 실제 과일과 관련된 것과 같은 환상을 주지요. 하지만 가끔 성분표를 보다보면 깜짝 놀라게 됩니다. 과일은 커녕, 심지어 과일 농축액조차 들어가지 않은 음료들도 있기 때문이지요. 단지 정제수, 정백당으로 단 맛을 낸 설탕물에 과일 향이 첨가된 경우도 많다는 말입니다. 우유음료 또한 성분표를 보면 심지어 우유(원유 및 분유) 조차 거의 안 들어간 채 진짜 우유가 들어간 차나 음료처럼 포장된 경우가 얼마나 많던지요. 우리는 진화적으로 그 향이 난다면 실제 그와 같은 영양구성을 가질 것이라고 어느정도는 착각하게 되는 데 익숙하지요. 카페에서 비싸게 주는 음료는 무엇이 다를까요? 요즈음 카페에서 파는 음료의 가격은 거의 밥 값에 육박합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만들어줌으로서 좀 더 건강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요. 직접 과일을 넣어주는 경우도 많습니다만, 카페에서 일하는 친구의 레시피를 살펴본 결과 과일이 실제로 들어가는 경우보다는 과일향 시럽을 첨가하는 경우가 꽤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향은 시럽에 의존하고 맛은 설탕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죠.
삼겹살과 오겹살 이야기
삼겹살과 오겹살을 아시나요? 몇몇 가게에서는 오겹살이 비계층이 더 많다고 하여 더 비싸게 파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비계가 더 많다= 더 좋다= 더 비싸다. 와 같은 등식이 성립했다고 볼 수 있지요. 하지만 오겹살이 더 비쌀 근거가 있었을까요? 사실 삼겹살과 오겹살의 차이는 비계층을 얼마나 더 벗겨냈는가에 따른다고 합니다. 결국 삼겹살이 더 많이 벗겨낸 것이기 때문에 오겹살이 더 비쌀 이유는 하등 없다는 것이지요. 상품의 가격이 실제 그 원료와 공정에 기인했다기 보다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에 좌우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의 식사
요즘은 참 밖에서 식사를 많이 하게 됩니다. 시간이 없고 만나는 사람이 없다면 편의점 도시락으로, 기숙사와 같은 단체 숙박시설에 살면 급식을, 밖에서 다른 사람과 밥을 먹는다면 식당에서 말이죠. 양심적인 가게들이 좋은 원료로 요리를 하기도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한 곳들도 많습니다. 이전에 대기업에서 하는 급식을 먹고 살았었는데 몇 가지 반복적인 특성이 있었습니다. (1) 신선하지 않은 재료 (2) 야채 없이 육류(신선하지 못한) 위주의 식단 (3) 꼭 그럴 필요가 없는데도 뚝배기에 담아주거나하는 식의 즉석 과대포장(?) (4) 기름지고 자극적인 음식들이었습니다. 간이 그토록 자극적인데도, 원재료의 비릿함을 감출 수 없더군요.(제가 꽤 둔한 미각을 가지고 있음을 밝혀둡니다)
음식에 재료가 신선하지 못하면 자극적인 조미료가 많이 첨가되게 됩니다. 음식점들에서 MSG를 쓰는 것은 MSG라는 성분자체의 유해성 논란 때문에 늘 문제가 되긴했지만(최근에는 무해하다는 쪽이 우세하다고 합니다) 사실 우리가 궁금해해야할 점은 왜 자극적인 조미료가 들어가야하는가 입니다. 물론 소비자들이 그런 음식을 찾는 문제때문이기도 하지요. 원가에 맞추려면 신선한 재료를 충분히 쓰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고발 프로그램들은 또한 주로 영세한 식당들을 다루는데, 사실 대기업의 급식들도 조명이 필요한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불량식품까지 버젓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서는요.
식품과 관련한 한, 사람들의 건강과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문제처럼 윤리가 필요합니다. 또한 강력한 규제와 원칙이 필요합니다. 안전을 위협하는 문제가 사람의 생명과 행복을 해치지 않을 것이라고 어떻게 장담할 수 있겠습니까?
이미지와 유행
음식에도 유행이 있습니다. 한창 웰빙열풍이 불면서 많은 식품들에 '녹색'이 등장했죠. 심지어는 그저 색깔만(물론 야채가 아니고 가공식품) 녹색이어도 마치 '웰빙'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것이 매우 이상했습니다. 건강하게 사는 것이 야채를 많이 먹는 것과는 관련될 지언정 녹차향이나 색깔, '야채맛'과 얼마나 유의미한 관련이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웰빙을 강조하는 과자들이 실상은 웰빙은 커녕 고칼로리일뿐이라고 밝혀진 사건도 있었습니다.
어렸을 때에는 피자와 치킨 중에 많이도 고민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이 '치킨'을 찬양하는 풍조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이전보다 피자가 맛없어졌다는 증거는 없고, 치킨집이 아주 많이 늘어나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는 듯합니다.
'맛집'이라는 것도 요식산업에서의 유행에 한 몫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언제부턴가 미디어를 통해, 특히 블로그가 급속히 유행하면서 맛집과 같은 유행이 만들어졌지요. 자영업자 입장에서 요식사업 전체로도 어떤 '유행'이라는 것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유행을 추종하죠.
심지어 의약품에 있어서는 이러한 문제가 심각하다고 합니다. 많이 줄어들긴 했다지만 사용에 신중을 기해햐아흔 의약품을 아이들에게, 사람들에게 친근한 것으로 표현하는 문구들과 연예인을 동원한 광고를 통한 이미지 메이킹으로, 혹은 단맛으로 포장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지요.
서양 속담에 "You are what you eat"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먹는 것은 중요합니다. '이것도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라는 습관적인 말처럼 '먹고 사는' 문제는 우리에게 중요하고, 또 안전과도 관련된 문제입니다. 조장된 유행이나 허구적인 이미지, 광고 등에 휩쓸려서는 안 될 문제입니다. 식물도감을 읽어보면 참 재미있습니다. 대부분의 야채들이 한약재와 같이 많은 효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밖에서 사먹다보면 이러한 야채들을 만나기가 힘듭니다. 특히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외식 산업에서요. 그리고 주머니가 가벼운 학생들이 사먹게 되는 음식에서요.
집에서 요리를 하다보면 이 음식이 어떻게 약이 되지 않을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된다면, 밖에서 크지 않은 돈으로 음식을 먹으려다보면 이 음식이 대체 어떤 면에서 사람에게 이로울 수 있는지 의문이 듭니다.
그럴듯한 포장과 광고의 유혹에 대해, 음식의 재료와 진짜 내 몸에 미칠 영향에 대해 조금 더 생각보는 기회를 누군가에게라도 줄 수 있다면 제 글이 헛되지 않으리라 생각해봅니다.
*참고 도서
-위험 증폭 사회, 안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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