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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행복에 관한 질문들

영화 파이트클럽: 소비의 사회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4. 5. 15.

 오늘은 영화를 한 편 소개시켜드리려고 합니다. 데이비드 핀처 감독, 척 팔라닉 원작의 <파이트 클럽fight club>입니다.

 먼저, 주인공(에드워드 노튼 역)이 등장합니다. 그의 직업은 자동차 리콜 심사관입니다. 그는 일자리에서 기대되는 일을 하고, 상사의 지시에 따르는 회사원입니다. 또한 매번 카탈로그를 보며 구매한 온갖 가구들로 집안을 가득 채웁니다.

"난 이케아 가구의 노예가 되어있었다.
신제품이나 특이한 건 꼭 사야 직성이 풀렸다.
어떤 식기가 나를 잘 표현해줄까? 내겐 없는 게 없었다.
손으로 만든 값비싼 방울 유리접시까지도....
어릴 땐 포르노를, 이젠 가구목록을 본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더 잘 표현하고자 하기 위해서 소비합니다. 스스로의 자아를 다른 사람에게 표현하고 싶은 욕구(스스로를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기호로 표현하고 싶은 욕구를 소비로 전환)는 포르노를 보려는 욕구만큼이나 강력한 엔진이 되지요. 유행하는, 혹은 자신의 '스타일'이라고 내새우는 컨셉에 부합하는 옷을 소비하는 것 또한 다른 사람들이 알아주기 힘든 자신의 개성을 공용되는 기호로 구매하고자 하는 욕구에 의합니다.

장 보드리아르는 <소비의 사회>에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현대사회에서 소비되는 것은 생산물이 아니라 기호이다” 

 보드리야르는 오늘날 우리의 소비욕구는 그 사물에 대한 필요욕구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차이를 두는(개성)에의 욕구라고 말합니다. 어떤 차를 타는지, 어떤 옷을 입는지, 어느 맛집에서 식사를 하는 지가 우리에게 물질적으로 중요하다기 보다는 다른 사람과 차이를 주는데 의미가 크다는 것이죠. 소비가 우리의 행복이나 사회적 지위, 내가 누구인지 보여주기 위한 표현의 기호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광고는 끊임없이 그 상품이 당신을 만족시키고 당신을 다른 사람들에게 원하는 모습으로 표현해줄 것이라고 유혹하죠.


 다시 영화 속 이야기로 돌아오자면, 하지만 그는 어딘가 잘못된 것을 느낍니다. 오래도록 잠을 못자는 불면증이 계속됩니다. 너무 괴롭지만, 병원에서도 치료해주지 않죠. 그러다가 집단상담 모임(Alcholic anonymous 등등)에 나가게 됩니다. 거짓말로 말기 암 환자 모임 등에 나가서 울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잠을 잘 자게 됩니다.

"사람은 죽기 전에는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들어주거든요."

 그러던 중 자신과 같이 아프지 않은데 상담모임에 나타나는 말라(Marla)를 발견하게 됩니다. 자신과 같이 거짓으로 참가하는 다른 사람이 나타나면서, 이전과 같이 눈물도 흘리지 못하고 다시 불면증에 빠지게 됩니다. 그리고 정신없는 그의 삶이 묘사됩니다.

 "눈뜰 때마다 시차에 시달린다. 삶은 매 순간 사라져간다. 오늘은 에어하버 공항, 다른 시간 다른 장소에서 눈뜰 때, 나도 바뀔 수 있다면....
 비행은 삶을 축소시킨다. 일회용 설탕, 일회용 크림, 일회용 버터, 소꿉장난같은 음식, 린스 겸용 샴푸, 샘플용 구강청정액, 소형비누, 기내에서 만나는 일회용 친구들,비행시간 동안의 짧은 만남"

 그러던 중 어느날 비행기에서 타일러 더든(브래드 피트)를 만나게 됩니다. 바로 그 날 집이 폭파되는 사고가 나고, 이때까지 모아왔던 소유물, 그의 아파트 모두가 폭발해 재로 사라지게 됩니다.

오히려 모든 것을 잃음으로서 주인공은 타일러 더든을 찾아가게 됩니다. 그는 소비에 관해 말합니다.

"난 가구 살 때마다 다짐하죠. 이게 마지막이다. 소파에 관한 고민은 끝났다. 난 다 갖췄었죠. 멋진 오디오 최고급 목욕가운.. 모든 게 완벽했는데.."
"다 날아갔군"
"듀베가 뭔지 아세요?"
"퀼트 담요"
"맞아. 우린 담요종류까지 외우지만 원시인도 그런 게 필요했을까? 천만에. 우린 누구지?"
"단순한 소비자죠."
"맞아. 우린 소비문화의 부산물이오. 살인, 굶주림따위 난 관심없소.
내가 관심있는 건 연예 잡지, 케이블 티비, 고급 속옷, 비아그라, 다이어트 약이오."

(실제로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한 광고들이 어떤 내용으로 사람들을 끌어모으는가 생각해보면, 저 대사가 얼마나 날카로운 지 알 수 있습니다.)

"유행이니 소파니 다 잊어요. 완벽을 찾지 마시오. 그런 건 다 유치한 허영심이라고."
"당신이 물질의 노예가 될까봐."

하지만 타일러 더든은 생뚱맞은 제안을 합니다.
"날 힘껏 때려줘요. 있는 힘껏 날 때려봐."
그리고 말하죠.
"싸워봐야 너 자신을 알게 돼."

 그렇게 주먹질을 하고 타일러 더든과 주인공은 아무것도 없는 허름한 폐가에서 살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싸움질'은 점점 더 많은 남자들을 끌어모으게 됩니다. 그리고 싸우는 사람들의 모임, '파이트 클럽'을 결성하게 됩니다.

그 이후 주인공의 삶은 크게 달라집니다.

"싸운 뒤엔 모든 것이 하찮게 느껴지게 된다. 대담해진다고 해야되나?"

 싸움을 하게 되면서 두려움을 잊게 됩니다. 우리는 늘 무언가를 두려워하지만, 그 배후에는 신체적 고통이나 갈등에 대한 두려움이 크게 위치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한 신체적 고통을 싸움을 통해, (후에는 앙잿물을 손에 뿌리면서) 피하기보다 직시하고 겪어보도록 합니다. 이로써 우리가 가진 수많은 두려움들을 극복하게 되죠.

< 하지만 이 싸움 또한 어떤 규칙 하에 이루어집니다. 합의하고 들어온 맴버 들 사이에 이루어지며, 맨몸으로 싸우고, 1대 1로만, 싸움을 하고 있는 상대방이 비명을 지르거나 중지를 원하면 멈춘다. 그리고 싸운 후에는 대부분 화해를 하죠>

 또한 끊임없이 우리가 모르게 우리의 의식에 침투하는 것들에 관해서도 포르노 사진을 영화에 끼워넣는 영사관에 빗대어 보여줍니다. 우리가 의식으로 인지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 데 비해, 짧은 시간이나 순간적인 기억은 우리의 무의식에 작용하죠. 마치 이전에 팝콘이나 콜라에 대한 짧은 영사필름이 그 소비를 부추겼다는 것처럼요.

"관객도 모르게 필름은 교체되고 영화는 계속 되는 것이다."

 


 점점 파이트 클럽이 커지면서 타일러는 자본주의, 소비에 저항하는 파괴를 추구합니다. 하지만 정도가 심해지면서 주인공은 점점 이상함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부대원의 생명을 우습게 여기는 것도 점점 거북하게 느껴지고 파이트 클럽과 더든의 행적에서 멈출 수 없는 관성같은 것이 느껴집니다. 이 이후의 이야기는 직접 영화를 보시는 편을 추천드립니다. 말씀드리면 영화의 재미를 떨어뜨릴테니까요.

많은 것을 생각해볼 수 있으며, 소비에 관해, 내가 따르고 있었던 욕망들에 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게 합니다.

*영화 소개 및 참고 도서
-영화: 파이트 클럽(1991), 데이비드 핀처 감독
-원작: 파이트 클럽. 척 팔라닉
-<소비의 사회>, 장 보드리야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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