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다보면 모두에게 좋은 감정만 느낄 수는 없습니다. 가끔 타인의 행동이 이해할 수 없거나 용서할 수 없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먼저, 사람은 모두 다릅니다. 그 사람이 처해있는 환경, 경험해온 세상이 모두 다릅니다. 심지어 타고난 '기질'조차 다르지요. 개인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성질을 성격이라고 합니다.
내 행동이 늘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느껴질 때가 있지 않나요? 다른 사람들은 가만히 있는 상황에서 나도 모르게 욱하거나, 다른 사람이 화난 것이 이해가 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성격이라는 것은 이처럼 우리 맘대로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남들도 나만큼 자기맘대로 되지 않는 것이겠지요.
이처럼 자신의 성격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많습니다. 검색창에 성격만 쳐봐도, 아니 쳐보지 않아도 수 없이 밀려드는 성격에 관한 테스트나 이론들을 볼 수 있죠. 혈액형에 따라서, 태어난 날짜와 시간에 따라서, 굉장히 많은 요인에 의해 구분되고 정의됩니다. 저도 혈액형에 따른 성격 유형을 보고 처음에는 혹했었더랬죠
A형 여자의 특징 이라고 나온 성격 테스트 중 일부입니다.
-세심하고 부드럽다
-갈등을 크게 일으키지 않으려한다
-쉽게 상처받지만 티내지 않는다
-상대방을 배려한다
하지만 알다시피, 이러한 '혈액형 심리학'과 같은 성격구분은 모두가 '내 성격이다'라고 할만한 말들이 모여있죠. 바넘효과라고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바넘효과(Barnum effect)
보편적인 사람의 성격이 주어졌을때 그 결과가 자기 자신만의 특성인 것처럼 느껴지는 효과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문장들이 있습니다.
-나는 겉으로는 활발하지만 진지하다
-자존심이 세다
-때때로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한다.
-주변 사람으로부터 주목을 받고 싶어한다
-소심하지만 가끔은 대범하다
-고집이 세다
가끔 맞지 않는 문장들이(?) 있을 수는 있지만 보편적으로 사람들은 자존심을 지키고 싶어하며, 겉으로는 활발해도 진지한 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평범한 문장들은 개개인의 성격이라기 보다는 보편적인 사람들의 공통적인 면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또한 한 사람 안에 두 가지 모순되는 면을 모두 가지고 있기 마련인데, 그 중 한 가지 면이 제시되면 '아, 그것도 맞다'고 생각할 수 있지요.
좋은 성격, 나쁜 성격
사람의 성격은 심지어 태어나기 전부터 다르다고 합니다. 태아도 많이 움직이는 아이가 있고, 얌전한 아이가 있다고 하죠? 단순히 움직이는 것 외에도, 자극에 대한 태아의 반응성은 각각 다르다고 합니다. 태생적인 성격이라고 할까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어떤 성격이 좋은 것이고 어떤 성격이 나쁜 것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이전에 국어 교과서에 실렸던 '축복받은 성격' 이라는 글이 생각났습니다.
축복받은 성격 -이시형
특강을 마치고 나오는 길이었다. 한 학생이 멈칫거리며 나에게 다가왔다. 자기 성격에 대해 상담을 하고 싶다는 것이다. 고개를 숙인 채 겨우 들릴 듯한 소리로 간청했다. 좀 바쁘긴 했지만 그의 표정(表情)으로 보아 절박한 사연인 듯싶어 차마 뿌리칠 수 없었다.
그는 대학원 학생인데, 성격상 다른 사람 앞에서 발표를 잘 못 해 고민하고 있었다. 숙제라도 있는 날이면 걱정으로 잠을 이룰 수 없다고 했다. 자료 준비에서 정리, 연습까지 아무리 철저히 해도 자신이 없다는 것이다. 막상 자기 차례가 오면 어찌나 떨리는지 아는 것을 반도 발표하지 못하고, 그런 이유로 발표가 끝난 뒤에는 몹시 비참한 기분이 든다고 했다. 그리고 그런 자신이 미워진다는 것이다.
“선생님, 제 성격을 좀 바꿀 순 없을까요? 전 이것만 해결되면 아무 고민이 없습니다.”
나는 그에게 조언을 해 주었다.
“천만에! 자넨 아직도 갈 길이 멀어. 그 성격 변하는 날 자네 발전도 끝날 것일세! 좀더 그대로 지녀야 하네.”
그는 무슨 말인지 영 알아들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생각해 봐. 자네는 영리해.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해. 노력이 있어야 하네. 문제는 그 노력이야. 무엇이 자네에게 그토록 노력하게 만들었나? 그건 자네의 그 성격 때문이야. 자네는 여러 사람 앞에 나서질 못해. 말도 잘 못 하지. 자네 말처럼 내성적이야.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자네는 누구보다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던가? 그래서 자넨 좋은 대학에도 합격했고, 교수 요원으로까지 추천을 받지 않았나 말일세. 떨리는 만큼 공부를 더 열심히 했던 것이지. 그게 자네를 오늘 이 시점까지 밀어 올린 거야. 자네의 그 성격은 자네에게 원수가 아니라 은인일세.”
그는 내 이야기를 믿지 못하겠다는 듯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나는 내친 김에 내 이야기까지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자네는 아까 나처럼 당당하고 유창한 달변으로 연설할 수 없을까 하고 부러워했지? 그래, 난 하나를 알아 도 마치 열이나 아는 것처럼 그럴듯하게 꾸며 댈 수 있어. 난 활발한 성격이라 조용히 있으면 오히려 좀이 쑤시고, 다른 이 앞에서 떨지도 않기에 열심히 준비를 안 해도 된다네. 자넨 열을 알아도 하나를 표현 못 한다니 그만큼 열심히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되지. 그래서 자네는 고민이라지만, 생각해 보게. 이대로 십년을 가면 자네와 나와의 실력 차이는 어떻게 되겠나?”
그제서야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보물덩이 내향성을 바꾸다니, 천만의 말씀! 지금은 좀 귀찮고 불편하지만 그게 자네를 키워 주는 밑거름일세. 발표 때 정 떨리거든 떨린다고 솔직히 털어놓게. ‘선생님, 죄송합니다. 제가 소심해서…….’라고 하면서 뒤통수를 긁어 봐. 장내에는 가벼운 웃음이 일겠지. 그런 자네를 교수는 이해하고 애교스럽게 봐 주실지언정 미워하진 않으실 걸세. 교수는 알아. 공부도 안 한 학생이 말만 그럴듯하게 하는지, 실력은 있는데도 말주변이 없어 더듬대는 것인지를……. 교수님이 어느 학생을 더 신임하고 좋아할 것 같은가?”
그의 눈엔 뭔가 확신이 서는 듯했다. 내 두 손을 꼭 잡은 그의 큰 눈엔 눈물마저 고여 있었다.
“선생님, 그렇군요. 이젠 됐습니다. 알았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는 바쁘게 인사를 하고 저만치 달아나고 있었다.
“자넨 훌륭한 교수가 될 거야.”
내가 등 뒤로 한 소리를 그가 들은 것 같지는 않았다.
내향적(內向的)인 사람은 자신이 없다. 어딘가 모자란 듯 싶은 자기 부족감에 고민하고 있다. 적극성도 없고 매사에 용기도 없으니, 해 보기도 전에 패배감부터 든다. 이들이 열등감에 잘 빠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내향적인 성격 때문에 정상적으로 사회 활동을 하지 못하고 깊은 수렁에 빠져 버리는 이들도 없진 않다. 그러나 내향적인 사람 모두가 좌절의 늪에 가라앉는 것은 아니다. 그들 중에서 많은 이들은 자기의 성격 때문에 더 열심히 일하고 공부한다. 그것밖에 이들에게 주어진 무기는 없기 때문이다. 노력형, 근검형이 될 수밖에 없는 숙명을 타고난 셈이다.
외향적(外向的)인 사람은 화려하다. 갖춘 것도 많고 인기도 좋다. 어딜 가나 사람들로부터 귀여움도 받고 인정도 받는다. 여기저기 불려 다닌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을 충분히, 아니 그 이상 발휘할 수 있으니 크게 노력을 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예뻐해 준다. 그렇게 모은 것이 외부로부터 채워지니 어떤 사람들은 더 이상 스스로 채워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해서 노력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외향적인 사람은 화려하고, 확실히 그들에겐 주어진 것이 많다. 축복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내향적인 사람이 더 열심히, 그저 열심히 공부하고 준비한다면, 수십 년이 지난 먼 훗날 두 사람의 인생은 어떻게 달라져 있을까? 어느 쪽의 삶이 더 풍성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정말로 축복(祝福)받은 성격은 어느 쪽일까? 당신의 대답이 궁금하다.
다음은 다큐프라임의 링크입니다. <좋은 성격, 나쁜 성격> http://ebs.daum.net/docuprime/episode/5078
"모든 것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은 없지만, 누구나 잘 할 수 있는 것은 있다"
-느린 아이, 산만한 아이, 부모들은 아이의 타고난 성격에 고민을 많이 하게 됩니다. 내 아이의 성격이, 기질이 틀린 것인지. 하지만 아이의 성격은 모두 다르고, 단점이 있는 만큼 그 장점이 있습니다. 이를 기다려주고 그 방향으로 발달시켜주는 교육을 보여줍니다.
수줍음이나 산만함, 낮은 활동성과 같이 때로 부정적으로 다루어지고 '고쳐야 할' 대상으로 비추어졌던 성격들에 관해 조명하죠. 요즘은 병적인 수준이 아니라 조금만 산만해도 ADHD(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장애)로 규정하고 치료의 대상으로 삼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성격에는 무엇만이 옳다는 '정답'이 없습니다. 모두 그 성격에 따른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을 뿐입니다. 성격에 관해 고민을 하게 되면 둘 중 하나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1) 자신의 성격에 대한 불만과 (2) 타인과의 성격 차이로 인한 갈등 입니다.
우리가 성격이 모두 다른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서로 성격이 막연히 '다르다'고 말하는 것으로는 막연합니다. "어떻게"다른 것일까요? 다양한 성격 유형 검사 중 하나인 MBTI 검사를 소개할까 합니다.
이 검사는 한동안 제가 사람들과 가지고 있던 갈등들뿐만 아니라 스스로 '왜 나는 그렇게 안될까'라고 가지고 있던 컴플렉스들을 성격의 다름으로 설명해주었습니다. 스스로 왜 미리미리 하지못하고 나는 항상 마지막에 일을 끝내버리게 되는지, 누군가는 왜 새로 만나게 되는 사람에게 말을 못걸겠다는 게 고민인 것인지, 외부적 갈등으로 드러나지 않는 것이라도 스스로 고민으로 삼을만했던 부분이 설명되었죠.
다른 사람과는 왜 누군가는 끝없이 정렬을 시키고 정리하려고 하고 나는 정리를 하려고 해도 안되는 것인지, 그로 인해 빚어지는 갈등들, 왜 누군가는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는데 중점을 두고 누군가는 디테일이 부실하다고 불만이 생기는 것인지. 이 성격 유형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보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 국내에서 MBTI 검사는 에세스타에서 운영하는 검사를 통해 가능합니다 http://www.mbti.co.kr/
먼저 네 가지 선호유형에 따라 분류됩니다.
* Intriversion (내향성) & Extroversion (외향형)
자신이 활력을 받는 에너지의 방향성입니다. 주의 집중의 방향과도 관련이 있지요. 외향적인 사람은 타인들과 폭넓은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외적인 활동을 즐깁니다. 내향적인 사람은 조용하게 스스로 이해하는 데 주의를 둡니다. 외적인 경험보다는 내적인 이해를 중시하죠.
* iNtuition (직관형)과 Sensing(감각형)
감각형은 현실적인 경험을 중시합니다. 경험에 의해 판단하고, 정확하고 실제적인 데이터를 근거로 세상을 바라봅니다. 직관형은 일을 폭 넓게 바라보고, 세밀하고 정확한 데이터보다는 전체적인 그림을 중시합니다.
-약도 테스트: 간단하게 예를 들면, 약도를 그리라고 했을 때 직관형은 대충 남동쪽으로 칠십미터쯤. 이라고 그려준다면, 감각형은 ㅇㅇ약국을 지나 모퉁이를 돌면 나오는 ㅇㅇ상점 오른쪽 이라는 식으로 그려준다는 말이 있습니다.
* Thinking (생각형)과 Feeling(감정형)
생각형은 사건 자체의 진짜 모습, 진실과 사실에 중점을 둡니다. 분석적이고 객관적인 성격입니다. 이에 비해 감정형은 사람에 큰 가치를 둡니다. 판단의 근거가 사실보다는 사람의 감정이나 상황에 있죠.
* Perceiving (인식형)과 Judging(판단형)
판단형은 계획적이고 체계적입니다. 뚜렷한 목적과 방향감각을 가지고 일을 추진해나갑니다. 정리정돈을 잘하고 의지대로 수행해나가는 성격이지요. 인식형은 융통성이 있으며, 그때 그때 상황에 맞추어나가며 일을 추진합니다.
-시험 기간이 되면: 판단형은 수첩에 시험 일정과 계획을 써나갑니다. 인식형은 적당히 시험 전에 최대효율을 발휘하여 시험에 입합니다.
위의 설명은 이해하기 쉽도록 풀어 쓴 것입니다. 더 자세한 것을 위의 사이트나, MBTI 관련 서적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또한 이 검사의 특징은 단순한 이분법으로 분류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단지 두 가지 경향 중에 어느 쪽이 조금 더 우세하거나, 비슷할 뿐 사람인 이상 한 가지의 성격만(예를 들면 P나 J중에 J만) 가지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각각의 항목 중 더 우세한 성격의 앞자를 따서 ( )( )( )( ) 네 글자, 16가지의 성격 유형이 완성됩니다. 예를 들면, 제 성격은 E(외향)N(직관)T(생각)P(인식), ENTP가 됩니다. (우리 나라는 통계적으로 내향적인 성향의 사람이 훨씬 많다고 합니다.)
저는 한평생을(?) 부모님과 정리정돈 문제로 갈등을 가져왔습니다. 또한 늘 일이 코앞에 닥쳐야만 해결하는 제 성격이 너무나도 싫었습니다. 옳은 것은 '정리정돈이 잘 되는 것이고, 계획적으로 해나가야 한다'라는 생각 때문에 저는 늘 틀렸다는 생각에 시달려왔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고치려 해도 고쳐지지를 않았지요. 정말 죽어라 해도 잘 안고쳐집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이 검사를 알게 되었고 제가 극단적인 P(인식)의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성격에는 정답이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단지 두 가지 선택지가 있는데, 저는 그 중 하나를 강하게 가지고 있는 것이었죠.
함께 팀을 이루어 일을 해나갈 때에도, 저는 전체적인 것만 완성해 놓고 마음을 놓고 있는데, 디테일한 사항을 철저히 할 것을 주장하는 팀원이 있었습니다. 그럴 때도 이것이 서로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임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성격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서로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것임을 인정하고 이해하게 될 때, '다르다는 것을 앎'으로서 생활이 바뀔 수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나는 사람이다. 인간에게서 발견되는 것치고 나에게 낯선 것은 아무것도 없다." -테렌티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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