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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힙합

Chet Baker - alone together

by KUWRITER 2014. 1. 28.

원래 이 포스팅의 제목은 'Chet Baker의 alone together, 빈지노의 Dali, Van, Picasso'였습니다. 빈지노의 싱글 달리, 반, 피카소가 Chet Baker의 alone together를 무단 샘플링했다는 얘기를 접했고, 그 후에 쳇 베이커의 alone together를 들어보았기 때문입니다. 두 곡을 비교하거나, 혹은 빈지노에 대한 얘기를 적어보려고 했지요.

그런데 쳇 베이커의 음악을 듣고나서는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저는 음악적 외연이 좁습니다. 습관처럼 들었던 음악만 또 듣게되지요. 그러던 중에 듣게된 쳇 베이커의 음악은 새로운 행성에 발을 디딘 기분이었습니다. 제프 버클리나, 앨리엇 스미스를 처음 들었을 때처럼요. 해서, 원래 제목의 뒷부분이 사족처럼 느껴져 떼버렸습니다.





쳇 베이커는 재즈 아티스트입니다. 트럼펫 연주가고요. 1929년에 태어났고, 1988년에 사망했습니다. 암스테르담의 호텔에서 실족사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젊어서는 재즈계의 제임스딘이라고 불렸습니다. 그 정도로 잘생긴 외모를 가지고 있었지요. 그러나 1968년, 깡패들에게 폭행을 당해 치아가 거의 다 부러져나가는 한편 오랜 약물 중독과 술에 의해 이후에는 흉한 몰골을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1988년 네덜란드 공연에서는 몰골 때문에 쳇 베이커라고 믿지 못한 수위가 공연장에 들여보내지 않은 일도 있다고 하네요. 유럽 시절 쳇 베이커가 낸 독특하고 깊은 음색은 치아가 부러져서 새로운 시도를 한 끝에 나온 거라고 합니다.


사실 이런 이야기는 다 사설입니다. 그의 일화들이 음악에 어떤 아우라를 더해줄 수는 있어도 그의 음악 자체가 되지는 못 하겠지요. My funny valentine은 쳇 베이커의 대표곡이라고 할 수 있는 곡입니다. 한 번 들어볼까요.





라이브 영상은 그의 마지막 라이브인 도쿄 공연 영상입니다. 이날 연주된 곡은 총 10곡 정도인데, 9곡 연주가 끝난 후 쳇 베이커는 "오늘 연주한 곡들은 제가 일생을 통해 가장 좋아했던 곡들입니다"라고 소개했다고 합니다. 이후 관중들의 뜨거운 앙코르 요청에 그는 마지막 곡을 선사합니다. 바로 이 곡, 'My Funny Valentine'입니다. 위에 있는 음원도 좋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라이브 영상이 더 좋았습니다. 낡은, 그리고 늙은 쳇 베이커의 목소리가 다른 무언가를 전해줍니다. 중간부터 시작되는 트럼펫 연주도 깜짝 놀랄 정도로 좋네요.





이 영상은 언젠가 보고 싶은 영화 리플리(Ripley)에서 배우 멧 데이먼이 My funny valentine을 부르는 영상입니다. 다음에는 영화에서 다시 들어보고 싶네요.

이상으로 쳇 베이커에 대한 포스팅을 마치려고 합니다. 저는 벅스뮤직을 이용하고 있는데, 쳇 베이커를 검색하면 워낙 많은 앨범이 나와 어떤 음반부터 들어봐야할지 감이 잡히지 않더군요. 추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음에는 오늘 적지 못한 빈지노에 대한 포스팅을 적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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