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옥1 김승옥 무진기행 무진에 명산물이 없는게 아니다.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그것은 안개다. (...) 손으로 잡을 수 없으면서도 그것은 뚜렷이 존재했고 사람들을 둘러쌌고 먼 곳에 있는 것으로부터 사람들을 떼어놓았다. 을 처음 알게 된건 고등학교 2학년때 입니다. "언어영역-산문문학"을 총정리해놓았다며, 불안한 수험생의 마음을 조금은 안심시켰던 그 문학자습서에서는 의 줄거리를 짧게 소개하며, 두 동그라미 안에 서울-일상적-세속적 공간 / 무진-비일상적-탈속적 공간을 적어놓고는 대립을 뜻하는 ↔ 표시의 화살표를 죽 그어놓았던 걸 외운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오늘 제가 읽은 은 동그라미 두개와 작대기 하나로는 설명이 부족한, 훨씬 깊이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무진은 주인공 '나'의 고향입니다. 돈 많고 빽있는 과부와 결.. 2014. 7. 16. 이전 1 다음